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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맞이한 유통업권…전문가들 “공생이 해답ㆍ고객 시간 설계”(종합)[유통학회 춘계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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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업체, 대기업-중소기업 공생 및 지역밀착 플랫폼 진화" 제언
백화점 투자비 회수기간, 과거 대비 5~10년 늘어…유통구조 변화 속 고민
홈플 사례 속 대형마트 고민 가속화…윤회진 상무 "혁신이 아닌 생존 문제"


이투데이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유통학회 주최 2025년 춘계학술대회가 '유통산업의 재도약: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과 회복력 강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국내 내로라 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온라인 플랫폼에 밀려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학계와 대기업 임원, 소비자단체 등 전문가들은 현 유통업 상황에 대해 "위기이자 기회"라고 진단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고객들의 시간을 설계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유통학회 2025년도 춘계학술대회 특별세션에서는 곽창헌 GS리테일 상무가 ‘유통산업의 생존을 위한 고민’이라는 주제로 현장 중심의 현실과 과제를 공유하고, 박진용 건국대학교 교수가 ‘Reshaping Retail: From Crisis to Creation’을 통해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전략적 해법을 제시했다. 이어 김주영 서강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이호택 계명대학교 교수와 박대성 현대백화점 상무, 이승진 무신사 이사, 하명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 윤회진 롯데마트 상무,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총장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이호택 계명대 교수는 한국 유통산업에 대해 "사실상의 구조적 전환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업이 쇠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사양산업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이 대기업과 중소유통업의 공생 플랫폼, 지역 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를 하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한 "인공지능(AI)이 앞으로 유통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텐데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입장에선 투자여력이 쉽지 않은 만큼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나 인프라 지원이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대성 현대백화점 상무는 "현재는 청주와 부산, 광주, 경산 등에 여러 투자를 하고 있는데 투자비 회수기간이 과거 15~20년이었다면 현재는 최소 25년으로 늘었다. 매출은 10년 전보다 20% 늘었지만 경상이익은 40% 줄어든 기형적인 상태"라며 최근 백화점들이 고민 중인 매출 악화 현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매출 구조로 변화한 지가 벌써 10년 가량 된다"면서도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소비자에게 새 경험을 줄 것인지가 우리의 숙제"라고 언급했다.

박 상무는 소비자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대표사례로 '더 현대 서울'에서 시행 중인 다이닝 이벤트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들도 저녁시간에 맛있는 음식을 드실 때 맛집을 찾아 가실 것"이라며 "다이닝 이벤트는 고퀄리티의 음식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취지로 주중과 주말 오후 5시 이후 식당가를 방문 시 4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윤회진 롯데마트 상무는 "생존의 끝에 서 있다"는 표현으로 최근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상황과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저희는 지금 혁신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이 문제다"라며 "저희 업권끼리는 마트3사 매출을 비교해보고 추정을 하는데 어느 곳이 덜 빠졌나를 가지고 자조를 하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윤 상무는 "이마트, 홈플러스 등 모두 상황은 비슷하다"며 "저희 역시 어찌됐건 10년 간은 버틸 수 있겠지만 상황은 점차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소비자단체인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총장도 이날 패널로 참석해 제언에 나섰다. 정 총장은 "최근 구독 서비스 등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을 오인하게 하는 인터페이스나 소비자 선택을 방해하게 하는 부분들이 굉장히 문제라고 생각하는 만큼 유통업체들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소비자 피해 이슈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K 유통이 전세계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힘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요청했다.

[이투데이/배근미 기자 (athena35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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