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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자” “1당 독재”…‘이재명 때리기’로 끝난 국힘 비전대회

동아일보 권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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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 에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정복, 홍준표, 김문수, 안철수, 양향자, 나경원, 이철우, 한동훈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은 18일 대선 경선 후보 비전대회를 열고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8명의 주자들은 8인 8색의 비전을 드러내며 표심을 호소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당의 책임을 언급하거나 사과를 한 대선 주자는 없었다. 대선 주자들이 주어진 발언 시간 10분 대부분을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당내에선 “모두의 제1 비전이 이재명 때리기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서울 강서구 한 아트홀에서 개최된 국민의힘 비전대회에 나선 후보들은 옷차림과 소개영상에 자신의 정치적 색채를 담았다. 현역 의원인 나경원 의원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연단에 올랐고 IT(정보통신) 기업가 출신의 안철수 의원은 노타이에 셔츠차림으로 발표를 했다. 비상계엄 반대를 주도했던 한동훈 전 대표는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입고 왔던 갈색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섰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유일하게 정장이 아닌 청바지에 니트차림이었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을 거친 양향자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색인 붉은색 정장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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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전대회 시작 전부터 “당선 시 이재명 세력의 패악질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후보들은 반탄(탄핵 반대)파, 찬탄(탄핵 찬성)파 가릴 것 없이 이 전 대표와의 본선에서 이길 사람은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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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반탄파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패륜과 비양심, 부패로 얼룩진 나라, 중범죄자가 다스리는 나라를 만들어선 되겠나”라며 “반칙과 불공정이 판치는 나라. 이게 바로 이재명의 나라”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부패한 정치인이 나라를 망친다. 결코 돈 문제로 재판받지 않겠다”며 “거짓없는 정직한 사람 김문수만이 이재명의 거짓과 부패를 물리칠 수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 1당 독재 이재명 1인 독재 막아야하지 않겠나”라며 “이번 대선은 체제전쟁”이라고 했다. 이 지사도 “1당 독재를 이렇게 하는 것은 처음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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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2025.04.18. 사진공동취재단


찬탄파인 한 전 대표는 이 전 대표의 ‘K엔비디아’ 구상을 겨냥해 “엔비디아로부터 30% 삥뜯자는 황당한 소리가 거대 야당의 대표 입에서 존재하는 한 시장에서의 기업 발목잡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를 겨냥해 “피비릿내 나는 정치보복이 판치는 전체주의 독재체제가 될 것”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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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비상계엄 사태, 탄핵과 관련해선 반탄파 주자들은 사과보다는 지지층 결집에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은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대통령의 의회해산권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탄핵이 되면 직무정지가 되는 것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탄핵과 관련해 “국정을 함께 책임졌던 국무위원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멈출 수 없다”고 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과 관련해 민주당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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