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과 토트넘이 함께 숙원을 풀 확률이 대폭 상승했다. 앞으로 3경기만 지지 않으면 그토록 기다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다.
토트넘이 유럽대항전 4강에 올랐다. 18일(한국시간) 독일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반 막바지 도미닉 솔란키가 성공한 페널티킥 득점을 끝까지 잘 지키면서 1, 2차전 합계 2-1로 프랑크푸르트를 따돌렸다.
가장 큰 전력 누출을 이겨냈다. 토트넘은 험난한 독일 원정에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과 함께하지 못했다. 손흥민의 결장이 결정된 건 경기를 고작 하루 앞두고였다. 팀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 출전 가능성이 거론되던 순간 “손흥민은 발 부상으로 이번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으며, 프랑크푸르트전에도 결장한다”고 발표했다.
계획이 틀어지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프랑크푸르트와 1차전에서 살인 태클을 당해 오른발 통증을 호소했다. 오로지 이번 경기를 위해 지난 주말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도 쉬면서 대비했다. 그런데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었고, 토트넘은 손흥민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삼아 결장을 결정했다.
그런데 토트넘이 투혼을 발휘했다. 시작부터 프랑크푸르트에 주눅들지 않고 맞선 토트넘은 전반이 끝나긴 전 소중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방에서 길게 연결한 볼이 문전으로 향했고, 제임스 매디슨이 침투해 머리를 갖다댔다.
이 과정에서 프랑크푸르트 카우앙 산투스 골키퍼가 매디슨을 덮쳤고,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솔란키가 키커로 나서 성공하면서 리드를 잡았다. 다만 매디슨은 충격 탓인지 곧장 데얀 쿨루셉스키와 교체됐다.
과열됐다. 양팀은 전반이 끝나기 전 벤치를 중심으로 강하게 충돌했다. 신경이 곤두선 채 후반이 시작됐고, 더욱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프랑크푸르트의 마지막 공세가 대단했다. 프리킥과 중거리 슈팅으로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른 대응을 펼쳤다. 평소라면 계속 압박해 난타전으로 끌고갔을텐데 이번에는 좌우 윙어를 빼고 수비수를 넣으면서 지키는데 주력했다.
토트넘이 유로파리그를 우승하면 자연스럽게 손흥민도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한 트로피를 품게 된다. 토트넘에서 10년을 뛰면서 리그와 컵대회에서 세 차례 준우승만 경험했던 손흥민이기에 지금의 찬스가 너무도 소중하다. 자신과 함께 전성기를 열었던 동료들이 우승을 위해 토트넘을 떠난 상황에서 홀로 남아 정상에 오르면 명실상부 최고의 팀 레전드로 남게 된다.
손흥민은 들떴다. 4강에 오르자마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료들의 승리 사진을 올린 뒤 "너네가 너무 자랑스럽다. 잘했다. 계속 나아가자"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부상으로 독일에 오지 못했지만, 실시간으로 경기를 확인했다.
이어 "페널티킥 득점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결승골이어서 중요한 게 아니"라며 "이번 시즌 내내 역경에 맞서 몸을 던지는 태도가 부족했었는데 매디슨의 페널티킥 유도는 중요한 순간 굳건한 의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고 해석하며 준결승 진출이 가져다 줄 토트넘의 분위기 반등을 기대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