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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밀려난 계륵… 카카오엔터는 왜 매각 대상 올랐나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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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영 기자]

카카오가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매각에 나섰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의 주축인 만큼 출혈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면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매각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두가지 배경이 거론된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매각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나왔다.[사진 | 연합뉴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매각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나왔다.[사진 | 연합뉴스]


카카오의 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사모투자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싱가포르투자청 등 카카오엔터의 주요 주주사에 경영권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카카오엔터 매각은 꽤나 파격적인 결정이란 시선이 많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의 주요 자회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음원 플랫폼 '멜론'과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가 바로 카카오엔터에 속한 서비스다. 카카오엔터가 카카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지난해 카카오는 7조87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카카오엔터는 그중 23.0% 비중인 1조8128억원의 매출을 냈다.

그렇다면 카카오는 왜 핵심 자회사 중 하나인 카카오엔터를 매각하는 결정을 내린 걸까. 무엇보다 카카오엔터의 실적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카카오엔터의 매출은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전년 매출(1조8735억원) 대비 3.2% 줄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건 3년째 수천억원의 순손실을 냈다는 점이다. 카카오엔터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6298억원, 1조2235억원, 25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카카오는 2019년부터 카카오엔터(당시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공개(IPO)를 노렸는데, 증시 침체와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IPO보단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으로 돌려보면 카카오엔터가 '계륵'으로 전락했단 거다.

또다른 이유도 있다. 핵심사업으로 부상한 인공지능(AI)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국내외 경쟁사들에 비해 AI 사업이 많이 뒤처졌다는 비판을 들어온 카카오는 지난해 3월 AI에 '올인'하는 사업 전략을 세웠다.

그해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앞으로 우리의 자원을 카카오톡과 AI를 활용한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려 한다"며 "핵심사업과 연관성이 부족한 사업들은 효율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엔터의 매각은 이런 카카오의 전략과 맞물리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만이 아니다. 카카오는 2024년부터 빠르게 비핵심 계열사들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엔 '카카오헤어샵'을 운영하는 자회사 '와이어트'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지난 3월 13일엔 포털 서비스 '다음'을 분사한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2023년부터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었는데 앞으론 완전한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킬 예정이다. 같은달 19일엔 스크린골프 업체 '카카오VX'의 연내 매각을 공식화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매각설에 휘말린 자회사는 또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TPG가 지분을 매각했는데, 장기적으로 카카오도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1000억~2000억원대의 외부 펀딩 유치가 실패하며 매각설에 휩싸였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사실무근이다"며 매각설을 일축했지만, 언제 상황이 바뀔지 알 수 없다.

카카오 측은 최근 들어 불거진 매각설에 "아직 확정된 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9일엔 공시를 통해 "카카오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주주들과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는 짤막한 의견만 밝혔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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