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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49층 ‘초고층 대단지’로 재탄생…강남 재건축 '기폭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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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층·총 5962가구 정비계획안 공개
이미 30억 훌쩍…두 달 새 4~5억↑
은마발 강남 재건축 기대감 '확산'
뉴시스

[서울=뉴시스] 은마아파트_전경. 2025.04.17. (사진=강남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강남 재건축의 상징 ‘은마아파트’가 드디어 변신을 앞두고 있다. 최고 49층, 총 5962가구 규모의 정비계획 변경안이 공개되면서 강남권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의 재건축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남구청은 18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주민공람을 실시하고, 30일에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당초 계획했던 6575가구보다는 축소됐지만, 단지 개방성과 도시 인프라의 효율을 고려한 ‘실속형’ 변경안으로 평가된다.

이번 정비계획 변경안은 기존 14층 4424가구의 노후 아파트 단지를 지하 4층~지상 49층, 5962가구 규모로 탈바꿈시키는 내용이 골자다. 이 중 공공임대주택은 891가구, 공공분양은 122가구로 구성돼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했다. 용적률은 최고 320%로 조정됐다.

'신통기획' 제동 이후 전략 수정…"도시와 조화 추구"

애초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역세권 뉴:홈' 제도를 활용해 용적률 350%, 최고 49층, 6576가구로 추진하는 계획을 총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에서 과도한 밀도와 동 간격 협소에 따른 쾌적성 저하 우려가 제기되면서 조합은 이를 수용, 용적률을 320%로 낮추고 동 배치를 조정했다.

또 GTX-C노선이 단지를 지나가는 위치에는 주거동 대신 공원을 배치하고, 지하에는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공공 기여 시설 확충에 적극 나섰다. 특히 2022년 폭우 당시 침수 피해를 겪었던 대치동의 특성을 고려해 대규모 저류조 설치도 정비계획에 포함되며 도시 인프라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은마 신화'는 계속…이미 30억 훌쩍

정비계획 변경안이 윤곽을 드러내자 시장의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은마아파트 전용 84㎡(5층)는 지난달 21일 3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이는 불과 두 달 전 30억9000만원보다 4억6000만원 오른 수치다. 전용 76㎡ 역시 30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시장 기대감을 방증하고 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은마아파트는 매물은 전용 76㎡ 기준 32억~33억 수준, 전용 84㎡은 35~36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면서 "44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이다 보니 매물은 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은마발 강남 재건축 기대감 '확산'…전체 시장도 '출렁'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 이후 1996년 처음 재건축을 추진해 온 대표적인 강남 노후 대단지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차례의 갈등과 법적 분쟁을 겪으며 표류했지만, 지난해 법적 리스크가 해소되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이번 정비계획 변경안은 단지 재건축의 구체적인 윤곽이 잡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한 입지, GTX-C 등 교통 호재, 강남권 최고 수준의 선호도를 고려할 때 향후 사업시행인가와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인가로 이어지는 속도전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청사진은 잠실 주공5단지, 압구정 현대, 개포 주공 등 다른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선례’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은마의 사례가 하나의 모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서울 재건축, 규제는 완화되고, 기대는 커져

은마아파트의 이번 정비계획 변경안은 단순히 한 단지의 사업 진전이 아닌,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상징적 전환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처럼 '최대 가구수, 최고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방식이 아닌, 도시 조화와 공공 기여, 쾌적성이라는 키워드가 결합된 ‘현실적 재건축’의 방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또 정부가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강남권 내 대단지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은마아파트는 향후 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주목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은마가 움직이면 강남이 출렁이고, 강남이 흔들리면 서울 전체가 요동친다는 부동산 시장의 격언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은마아파트의 변화는 강남을 넘어 서울 부동산의 지형을 바꾸는 시그널로 다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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