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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자 경선 토론회 조 편성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마무리됐다. 오는 19일에 있을 토론회에는 유정복·안철수·김문수·양향자 후보가 같은 조로 편성됐다.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는 20일 토론회 조로 묶였다. 국회사진기자단 |
김문수 후보가 1위를 지켜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김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공개되면서다.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하던 강성 지지층 여론에 업혀 아무런 준비 없이 경선에 뛰어든 김 후보가 ‘경험과 정치력 부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4~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에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응답자의 12%가 홍준표 후보를 꼽았다. 한동훈(10%)·김문수(9%)·안철수(8%)·나경원(3%) 후보가 뒤를 이었다. 홍 후보는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홍 후보 쪽 관계자는 “오랜 정치생활을 거쳐 대선을 잘 준비해온 것이 평가받은 것”이라며 “50명 가까운 현역 의원이 홍 후보를 지지하는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49명은 이날 여의도 대하빌딩의 홍준표 캠프 사무실에서 홍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1월 중순부터 3개월 남짓 보수진영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지켜온 김문수 후보는 당내 비토층이 두터운 한동훈 후보에게마저 오차범위 안에서 밀리며 3위로 처졌다. 당내에선 최근 김문수 캠프가 띄운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프레임’이 족쇄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캠프 좌장인 박수영 의원이 김문수-한덕수 단일화를 계속 언급하면서 스스로 김을 빼고 있다. 단일화를 하든 말든 일단 자기 후보 몸집부터 키워야 하는데 전략이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 메시지 전략의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본선에서 어떻게 승리하겠다는 것인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김 후보에게선 뚜렷한 메시지가 안 보인다. 권력의지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 추세대로면 김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마저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선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 조 편성이 마무리됐다. 일단 19일에 있을 토론회에는 유정복·안철수·김문수·양향자 후보가 같은 조로 편성됐다.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는 20일 토론회 조로 묶였다. 조 편성에 앞서 1분 길이로 주어진 ‘출마의 변’ 발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경연장’을 방불케 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 후보의 오랜 네거티브 소재인 ‘형수 욕설’ 문제를 꺼냈다. 안철수 후보는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읽으며 “깨끗한 안철수가 범죄혐의자 이재명을 제압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정권이냐, 홍준표 정권이냐 양자택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홍 후보와 “(이재명) 괴물 정권을 막자”고 한 한동훈 후보는 최대 발언 허용 시간인 90초를 모두 넘겨 마이크 전원이 차단됐다. 나경원 후보는 “거리에서 피눈물을 흘린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겠다”며 58초 만에 출마의 변을 마쳤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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