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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복의 탄생
오사카베 요시노리 지음 | 김동건 외 옮김
에디투스 | 498쪽 | 3만원
세일러복은 본래 선원복 혹은 선원복에서 유래된 해군 수병의 군복을 말한다. 다만 지금 이 단어의 이미지로 세라복이라고도 불리는 일본풍의 여학생 교복을 떠올리는 이가 많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한때 여러 학교에서 입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중매체에서 선정적으로 변형된 세일러복의 이미지가 전파되며 옷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기도 했다.
책은 선원복에서 교복, 다시 아이돌 그룹의 무대 의상이나 코스프레 용품이 되기도 한 세일러복의 탄생을 들여다본다. 세일러복이 대중에 전파된 것은 19세기 중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아들인 에드워드 7세 왕자가 어린이용으로 제작한 세일러복을 입은 모습이 알려지면서다.
일본 세일러복의 기원은 1920년 헤이안 여학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자의 판단으로는 “(헤이안 여학원 교복은) 세일러복의 기본적인 구조와 다르”다. 책에 따르면 세일러복을 일본 교육현장에 들여온 이는 1899년 문부성 유학생으로 미국에 유학을 갔던 이노쿠치 아쿠리였다. 학교에 도입된 세일러복은 원래 통학용 교복이 아니라 체조복이었는데, 여성 교육에서 체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편안한 체조복의 보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양장 형식의 세일러복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긴조 여학교에서 최초로 세일러복을 입었던 학생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모던했으며 주위 사람들을 주목하게 했다”고 말한다. 그렇게 세일러복은 일본 전통의상 기모노와 하카마를 대신해 고녀생(고등여학교 학생)을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 책에는 저자가 소장한 일본 각 학교의 세일러복 사진 등 다양한 자료와 함께 풍부한 해설이 더해져 있다. 여러모로 집요한 면이 보이는 책이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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