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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놓고… 트럼프는 권한 제동, 푸틴은 ‘우주 선구자’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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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중 관세 145% 철회 가능성, 열려 있지 않아"
美 국방부 중국 관련 브리핑 앞두고
트럼프 “일론이 왜 가나” 참석 불허
사업 이해관계 탓 부적절 판단한 듯
머스크, 관세 여파 정치·사업 ‘딜레마’
테슬라 피해 땐 트럼프 곁 떠날 수도

푸틴, 우크라전 평화협정 방안 염두
트럼프 최측근에 우호 메시지 보내
세계 최고 권력자들의 ‘브로맨스’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세 사람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측근 머스크의 행보에 노골적인 브레이크를 걸었고, 푸틴 대통령은 그를 선지자에 비유했다. 미국, 러시아 각각의 대외정책에서 머스크의 쓰임이 다른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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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한 미 군사 계획인 이른바 ‘O플랜’을 설명하는 국방부 브리핑에 머스크가 참석하는 걸 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이 거기서 뭘 하고 있냐. 그가 가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머스크는 이날 오전 예정대로 국방부를 방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관련 브리핑은 이뤄지지 않았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머스크에 대한 극비 브리핑 계획을 유출한 혐의로 국방부 고위관리 2명을 직무정지시켰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머스크가 중국과 사업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만큼 그의 영향력이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 중단 지시를 전한 고위관리는 “트럼프는 머스크를 매우 좋아하지만 몇 가지 레드라인(한계선)이 있다”며 “머스크는 중국에서 많은 사업을 하고 있고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브리핑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도 정치와 사업을 두고 딜레마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시작되자 수차례 강한 불만을 표출해왔다. 그는 최근 이탈리아 극우 정당 ‘라리가’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유럽과 미국 간 무관세를 통한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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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머스크는 중국 상하이에 테슬라 공장을 운영하는 등 중국 정부와 밀착해 왔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파는 전기차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부품 중 상당수는 중국 등 외국산 수입품이기 때문에 관세 인상은 비용 증가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미 전역으로 번진 반(反)테슬라 시위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머스크가 미국의 상호 관세와 중국의 보복 관세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생각보다 일찍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이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머스크에 대해 “화성에 미쳐 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미국에 살고 있다. 그렇게 특정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은 인류에 흔하게 등장하지 않는다”며 우주 공학자인 세르게이 코롤료프를 언급했다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오늘날에는 믿기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그러한 아이디어들은 종종 얼마 후에 실현된다”며 “다른 선구자인 코롤료프의 아이디어도 실현됐다. 그들의 계획 중 일부는 믿기 어려워 보였지만 모두 실현됐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극찬은 우크라이나 평화협정 방안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핵심 측근인 머스크에 대해 우호적인 시그널을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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