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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기자 폭행'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형사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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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폭행과 상해, 명예훼손, 체포치상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어제(16일) 권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에게 질문하는 뉴스타파 이명주 기자의 손목을 강제로 잡고 수십 미터 끌고 가는 폭력을 행사했다. 그 과정에서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다, 찌라시다”라는 명예훼손성 발언을 했다.

뉴스타파는 16일 권 원내대표의 기자 폭행 장면이 촬영된 영상 원본을 공개했다. 영상이 공개된 뒤에도 국민의힘과 권 원내대표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의힘은 “뉴스타파 기자의 행위는 ‘취재’를 빙자한 신체적 위협이자 강압적 접근이었다”, “관련 사건에 대하여 법적 절차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허위 주장과 무리한 취재 관행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관련 영상>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취재중인 뉴스타파 기자 폭행

뉴스타파, 권성동 원내대표 체포치상·폭행·상해 등 혐의로 형사 고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와 이명주 기자는 오늘(17일) 영등포 경찰서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형사 고소하는 고소장을 냈다. 형법상 체포치상·폭행·상해·명예훼손 등 4가지 혐의다.

‘체포치상’은 체포 행위로 인해 고소인이 상해를 입은 경우 적용된다. 권 원내대표는 어제 취재중인 뉴스타파 이명주 기자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끌고 가 신체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체포’ 행위를 했다. “도망 못 가게 잡아”라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등 이명주 기자를 체포하려는 고의성을 드러냈다. 이명주 기자는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 진단을 받았다.


사진 설명)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어제(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에게 질문하는 뉴스타파 이명주 기자의 손목을 강제로 잡아채 수십 미터 끌고 가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권 원내대표의 어제 행위는 신체적 유형력을 행사해 상해를 입힌 점에서 ‘폭행’과 ‘상해’에도 해당한다. 뉴스타파를 가리켜 “언론이 아니다. 찌라시지”라는 말을 반복했다는 점은 뉴스타파에 대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 뉴스타파는 국민의 알권리 실현과 탐사공익보도 활성화를 목적으로 2012년 설립된 언론사로, 서울시에 등록돼 있다. 오로지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뉴스타파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형사 고소하는 고소장에 이렇게 썼다.


공당의 원내대표가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언론사를 공공연하게 ‘찌라시’로 폄훼하는 것은 그 자체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고소인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와 뉴스타파 소속 기자들의 명예를 침해하는 중대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
- 뉴스타파가 영등포경찰서에 제출한 고소장 내용 중


뉴스타파 측 변호를 맡은 신인수 변호사는 고소장을 접수하며 “특히 이번 사건은 공당의 원내대표가 언론인을 상대로 저지른 폭행이라는 점에서 더욱 죄책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공당의 대표가 자신의 신분과 책임을 망각한 채, 취재하는 기자에게 물리적·신체적 폭력을 행사하여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은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초유의 사태로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언론의 자유는 화석화된 문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상 언론의 자유 침해 정도에 비추어 위법성이 매우 중합니다.
또한 피고소인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뉴스타파가 잘못했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피고소인의 폭력 장면과 발언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과 취재가 명백한 증거로 있음에도 그렇습니다. 범행 후의 정황에 비춰 보더라도 위법성과 죄책이 매우 무겁습니다.
- 신인수 변호사 / 뉴스타파 변호인


권성동 원내대표의 뉴스타파 기자 폭행의 전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뉴스타파 기자 폭행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뉴스타파 이명주 기자는 어제(16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헌재·선관위 개혁 토론회’를 취재했다. 토론회 취재 목적으로 통상의 절차대로 의원회관 방문증을 발급받아 들어갔다. 이명주 기자는 방문증과 함께 전날 국회 미디어담당관실을 통해 발급받은 ‘일시 취재증’도 옷깃에 달고 있었다.


국회 출입 기자로 등록되지 않은 기자는 언론사 재직증명서를 국회 미디어 담당관실에 제출하고, 유효기간이 적힌 일시 취재증을 발급받는다. 이명주 기자는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4월 15일부터 4월 21일까지 취재할 수 있는 일시 취재증을 발급받았다.


사진 설명) 어제(16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헌법개정토론회에 권성동 원내대표(아랫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 김민전 의원실)
국회가 정한 절차를 통해 국회에 들어간 이명주 기자는 정상적으로 토론회를 취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 참석자 중 한 명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토론회장에서 나와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는 ‘백브리핑’을 열었다. 이명주 기자는 백브리핑에 참여해 질문하려 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임시 취재는 (질문) 안 받습니다”라며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명주 기자는 백브리핑이 끝난 뒤 이동하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따라가 뉴스타파 소속 기자임을 밝히고 질문했다. “국민의힘이 현수막에 (윤석열 탄핵과 관련) ‘국민께 죄송하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썼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죄송하다는 뜻인가”, “12월 3일 비상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이 18명이었다. 그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은 아니다. 한 말씀 부탁드린다”는 등의 질문이었다.


참고로,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윤석열 파면 직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게 됐다.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명주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대신 폭력을 행사했다. 갑자기 이명주 기자의 손목을 눌러 잡은 뒤 20~30미터 가량을 강제로 끌고 갔다. “손목을 잡지 말라, 손목을 강제로 잡은 것에 대해 사과해 달라”고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다, 찌라시다”라는 등 뉴스타파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반복했다.


사진 설명) 국민의힘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윤석열 파면’을 결정한 뒤 ‘국민께 죄송합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전국 곳곳에 내걸었다. (출처 : 뉴시스)
언론단체들, “권성동 사퇴하라” 규탄 성명 발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17일 발표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퇴 촉구 성명서
오늘(17일) 여러 언론단체가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과 논평을 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성명을 내고 “기자가 명백히 자신에게 질문하고 있음에도 권 원내대표는 기자가 ‘자신을 취재하러 오지 않았다’고 멋대로 규정했다”며 “게다가 ‘뉴스타파는 언론사가 아니라 찌라시’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자신에게 비판적이면 언론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때 집권 여당이었던 주요 정당 원내대표가 이런 식으로 언론을 대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권 원내대표가 뉴스타파의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면 언론노조가 대신 묻겠다. 국민의힘이 내건 '국민께 죄송하고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현수막은 무엇이 죄송하다는 것인가? 무슨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인가?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기자를 강제로 끌어내는 게 국민께 죄송한 모습인가?”라고 되물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의 언론 대응은 결국 언론을 통제하고 탄압했던 내란수괴 윤석열 정권의 행태와 맞닿아 있다. ‘불편한 질문은 무시하고 반대 목소리는 억누르겠다’는 사고방식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권력 감시 역할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며, 나아가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언론의 자유’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권 원내대표 사과를 요구하는 논평을 냈다. “기자가 국회라는 가장 공적인 장소에서 공적 대상인 국회의원에게 질문을 던지는 게 위협이자 강압이라는 주장은 황당하다 못해 말문이 막힌다. 윤석열을 빼닮은 이런 비뚤어진 언론관을 가지고 있으니 불법계엄을 옹호하는 게 아닌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권 원내대표의 언행은 여성 기자를 향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더욱 끔찍하고, 위험하다. 가장 안전한 취재 현장이어야 할 국회에서조차 언어적·신체적 폭력에 시달리는 상황은 여성 기자들이 겪는 젠더 폭력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했다.


사진 설명)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공식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출처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하는 기자가 남성이었어도 권 원내대표는 어제와 같이 쉽게 기자의 신체에 폭력을 가했겠나. 여성 기자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여성들은 심각한 모욕감과 불쾌감을 느꼈다. 권 원내대표는 여성 기자의 폭행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사퇴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타파 홍여진 sarang@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