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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X 2025’에 전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통합전시관 전경.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금융당국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에 또 제동을 걸었다. 한화에어로는 최근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낮추며 증권신고서를 정정했으나 금융당국이 유상증자 당위성 설명 등이 부족하다며 재차 정정을 요구한 것이다. 이날 한화에어로 주가는 급등,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돼 한화에어로에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이 한화에어로에 정정신고를 요청한 것은 지난달 27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투자자 보호라는 틀에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 항목들이 잘 기재됐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며 “(1차 정정 후에도) 일부 부족한 점이 있고, 한화에어로 정정신고에서 추가된 내용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인데, 이에 대해서도 조금 더 설명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유상증자 당위성, 자금 사용 목적, 주주 소통 미흡 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8일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유상증자 이유와 자금조달 계획을 보완했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국내 증시 역대 최대규모 였던 유상증자 규모(3조6000억원)를 2조3000억원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축소된 1조3000억원의 조달 금액은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추가 기재했다. 한화에어로가 유상증자에 나서기 전 한화오션 지분 인수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하면서 총수 지배력 확대엔 회삿돈을 쓰고 주주에게 손을 벌린다는 비판이 커지자 취한 조치다.
그러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동일(제3자 배정 1조3000억원+일반 유상증자 2조3000억원)해 마찬가지로 주주가치가 크게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배력 승계를 위해 유상증자를 활용하고 있다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정정신고 내용만으론 비판과 의혹들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금융당국 요구 사항에 대해 꼼꼼하게 검토를 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성실히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화에어로 주가는 전날보다 3.55% 오른 81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역대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K-방산 정책을 발표하고,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제동이 걸려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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