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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인수' 기대 커진 우리금융…대형 자산운용사 도약 노린다

머니투데이 이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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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인수' 기대 커진 우리금융…대형 자산운용사 도약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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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AUM(총운용자산)/그래픽=김지영

4대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AUM(총운용자산)/그래픽=김지영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기대감에 계열사 우리자산운용의 수혜 가능성도 커졌다. 우리자산운용은 보험사의 일반계정 자산을 일부 일임받으면 자산운용사의 총운용자산(AUM)이 늘고 시장 내 LDI(부채연계투자) 등 운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계열사 우리자산운용의 AUM 규모는 지난 10일 기준 50조6454억원이다. 이는 전체 자산운용사의 AUM 순위 10위에 해당한다. AUM은 자산운용업에서 시장 지위와 신뢰도, 수익 기반 등을 판단하는 경쟁력의 핵심 지표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가 성사되면 우리자산운용도 도약할 계기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인수 효과가 주로 은행·증권과의 시너지에 집중됐으나 자산운용사도 보험사의 일반계정 운용자산을 일임받으면서 실질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은 32조3142억원, ABL생명은 17조3893억원의 운용자산을 보유 중이다. 이들 보험사의 운용자산 일임 규모에 따라 우리자산운용은 AUM 6위 진입을 노릴 수 있다. 특히 중위권 규모의 운용사는 대규모의 보험사 운용자산 유입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사례가 많다.

실제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KB자산운용(약 160조원)과 신한자산운용(약 139조원)은 일임받은 계열 보험사의 운용자산을 마중물로 삼아 AUM을 빠르게 키우고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 각각 현재 자산운용사 AUM 3위, 4위 수준에 올랐다.

우리자산운용도 보험사 일반계정 자산의 일부를 맡아 보험사 LDI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DI는 장기 보험금 지급에 맞춰 금리 변동성을 최소화해 자산과 부채의 균형을 맞추는 운용 방식이다. 보험사의 장기채 수요가 높은 만큼 강점인 채권 운용 중심으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퇴직연금 기관위탁자산(OCIO) 등 연금사업 분야 확장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낮은 수수료 구조의 연금사업은 운용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아져 대형 자산운용사에 적합한 영역이다. 수탁고가 커지면 외부 기관 자금 유치도 유리하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산운용사에 운용을 맡기면 전문성·수익성을 확보하면서 별도 인력 배치에 쓰이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우리금융은 그룹 내 자산운용 역량을 일원화하고 보험사 특화 상품도 개발해서 시장 내 자산운용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관건은 금융당국의 보험사 인수 승인 여부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30일 정례회의에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차례 심사소위에서 특별한 쟁점 사항이 없던 것으로 전해져 인수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험사 자산 수탁은 규모 확대뿐 아니라 운용 안정성과 업계 내 경쟁력까지 끌어올릴 기회"라며 "대형 자산운용사로 도약해서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다면 선택지가 많아져 다양한 고객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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