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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호미들'. /호미들 인스타그램 |
한국 3인조 래퍼 ‘호미들’이 한국 국적 가수로는 8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본토에서 공연을 열었다.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호미들은 지난 12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봄 투어 ‘형제들’ 첫 공연을 개최했다.
호미들은 한국 국적으로 이뤄진 2000년생 3인조 힙합 그룹으로, 친구들이라는 뜻의 영단어 ‘Homies’에서 유래했다. 자신들이 어린 시절 겪었던 빈곤을 모티브로 한 담백하고 솔직한 가사들로 2021 멜론 뮤직 어워드와 한국힙합어워즈에서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반발해 2016년쯤부터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하는 비공식적 보복 조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적용해왔다. 한국 국적의 가수가 중국 무대에 선 건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 가수의 중국 투어 공연은 2015년 빅뱅이 마지막이다. 작년 7월 한국 록밴드 ‘세이수미’가 베이징에서 공연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중 대사가 환영 입장을 밝혔으나 공연 3주를 앞두고 돌연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1월 미국 국적의 한국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중국 산시성 시안과 후베이성 우한, 허난성 정저우 등에서 공연을 허가받으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여기에 한국 국적인 호미들이 공연하면서 중국의 문화 개방 흐름이 한층 힘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에이전시 측에서 먼저 호미들에게 연락했으며, 관객들이 ‘떼창’을 부르는 등 즐기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호미들이 공연한 12일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서는 제주도와 자매결연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는데, 한국 트로트 가수 윤수현이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계도 달라진 분위기다. 이달 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이정재, 정우성 등이 베이징에서 중국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들과 회동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오는 10~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중 관계 진작 차원에서 한한령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하얼빈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며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인 부분으로, (교류)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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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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