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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지하철1호선 영등포역 일대. /방재혁 기자 |
이 기사는 2025년 4월 17일 08시 1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민자역사 지분 정리를 추진한다. 전기 요금과 임금 인상 등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철도 운임이 장기간 동결됨에 따라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영업이익이 발생해 배당금을 지급한 역사를 위주로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현재 지분을 보유 중인 전국 민자역사 11곳 중 4곳의 지분 매각 절차에 착수한다.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된 곳은 롯데역사·한화커넥트·신세계의정부역사·부평역사 등으로, 코레일 측이 희망하는 4개 민자역사 지분 매각 금액은 총 1300억원 수준이다.
코레일은 작년 말 한 차례 해당 지분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다가 원매자를 찾지 못해 취소한 바 있다. 올해는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한 작년과 달리 사전 마케팅 작업을 거친 뒤 잠재 원매자들을 물밑에서 접촉하는 방식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기업들의 인수 의향을 미리 묻고 이에 맞춰 입찰 등이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롯데역사를 비롯한 민간 역사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기존 합작 투자사인 롯데·한화그룹의 지분 인수 의사가 없는 만큼 매각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작년 입찰에도 참여한 원매자가 한 곳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자역사는 코레일과 민간 기업이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코레일 측이 철도 부지 내에 있는 땅을 민자역사로 개발할 수 있게 허용하고, 민간 회사는 개발에 따른 이익을 배당하는 방식의 구조다.
서울 최초의 민자역사는 서울 영등포역이다. 앞서 코레일과 롯데그룹은 민자역사 건설 및 운영과 백화점업 등을 주사업목적으로 1986년 9월 롯데역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역사의 매출액은 1006억원, 당기순손실은 263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코레일과 롯데지주 및 특수관계자가 각각 25%, 6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화커넥트(옛 한화역사)는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커넥트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1844억원, 234억원 수준이다. 한화커넥트는 한화솔루션이 지분 48.31%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코레일은 지분 30.07%를 가진 2대주주다. 코레일 측은 한화커넥트 지분 177만2995주를 매각 대상으로 올리고, 1주당 지분 가치를 약 2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총 금액은 약 510억원이다.
지난 2002년 11월 설립된 신세계의정부역사와 부평역사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 지분 27.55%를 보유 중이고, 부평역사는 대아기업이 지분 25%를 가지고 있다. 코레일 측은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 17만6000주(1주당 10만725원), 부평역사 지분 8만8000주(14만2563원)를 정리할 계획이다.
다만 작년 롯데그룹과 한화솔루션 등 기존 운영사들이 인수전에 불참한 만큼 이들과 협업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SI) 위주로 원매자를 찾을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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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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