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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美관세에 우회수출도 사정권"… GDP 9.4% 규모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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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美관세에 우회수출도 사정권"… GDP 9.4% 규모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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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연 '대미 수출 구조 변화와 시사점'
경유국도 고관세… 우회수출 전략 막혀
'수출 둔화→내수 악화' 경기 불황 우려
"민·관 공동대응체계, 시장 다변화 시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대미 직접 수출뿐 아니라 제3국을 경유하는 우회수출에까지 영향이 불가피해 한국 경제에 예상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관세정책이 세계 각국을 전방위로 겨냥하고 있는 탓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7일 발표한 '대미 수출 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직접 수출액은 통관 기준 1,278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8.7% 비중을 차지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그 결과 한국은 미국 무역적자국 상위 8위에 올랐다. 이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향후 상호관세 부과가 본격화하면 수출이 견인해온 한국 경제가 직격타를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고서는 여기에 한국산 부품 등 중간재가 중국 등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우회수출 규모를 더하면 전망이 더 비관적이라고 진단했다. 대미 우회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 2017년 10.2%에서 2020년 10.9%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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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를 작성한 신지영·노시연 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3년 산출한 부가가치 기준 무역통계(TiVA)를 활용해 대미 우회수출 규모를 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대미 우회수출은 약 440억 달러 수준이었다. 직접수출액과 우회수출액을 합산하면 국내총생산(GDP)의 약 9.4%(직접 6.8%·우회 2.5%) 규모에 달한다는 게 연구원 분석이다.

신 연구위원은 "GDP의 9.4%에 해당하는 직간접 수출액이 미국 관세정책 타격 영향권에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 1기 정책은 중국에 집중돼 있어 베트남, 동남아 등 다른 국가로 선회가 가능했지만, 이번엔 전 세계가 10~125% 고율 관세 대상이고 스마트폰·반도체 등을 제외한 대부분 주력 품목이 포함돼 우회수출 전략도 실효성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통상환경 변화가 내수 부진을 가속화해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구원은 △분쟁 관련 민·관 공동대응체계 구축 △수출국·공급망 다변화로 특정 국가 의존도 최소화 △민간 구매력 확충 등 내수 활성화 노력을 통한 수출 영향 상쇄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대응 강화 △기업 심리 악화 방지를 위한 통화·재정 두 측면에서의 강력한 경기 대책 등을 제언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