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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 덜컥 해도 될까" 신중론 속...안덕근, 미국과 공식 협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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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잠시 뒤 긴급 기자회견...'단일화' 입장 주목
에너지 기업들 "알래스카 사업, 아직 검토 전"
미국 측 정보 부족...수지타산 점검도 어려워
대선 후 새 정부 협상 방향도 함께 고려해야
현 정부, 이르면 다음주 미국과 본격 협상
알래스카 사업 등 미국 요구 사항 파악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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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프루도베이에 위치한 기존 유전 시설. 알래스카=EPA 연합뉴스


알래스카 LNG 개발은 계산기 두들겨 볼 단계도 아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

국내 에너지 업계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수단 중 하나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에너지 개발 사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지 못했고 한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지도 확정되지 않아서다. 게다가 '비용 대비 수익'을 따져볼 수도 없어 정부의 협상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대선 이후 새 정부의 협상 기조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도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르면 다음 주 미국에서 첫 공식 협상에 나선다. 그도 에너지 업계 분위기를 알고 미국의 구체적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 알래스카 LNG 사업 '관망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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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송정근 기자


1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에너지 공기업 및 민간 기업 대부분은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대한 구체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통 대규모 해외 가스전 개발은 한국가스공사가 꾸리는 컨소시엄에 채굴, 가스관 건설, 매입·유통 등 밸류 체인 별 민간 기업들이 힘을 보태는 식으로 이뤄진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가스공사 차원의 검토는 물론, 민간기업들은 사업이 수지타산이 맞나 따져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 것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내보인다. 가스전 채굴부터 약 1,300km에 달하는 가스관을 놓는 전무후무한 개발 사업인데 관련 정보가 전혀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특히 미국 측이 한국 정부에 바라는 역할도 정해지지 않아 기업들은 수익성을 살필 상황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져 있다. 한 에너지 기업 관계자는 "관세 협상을 위해 민간 기업도 나서야 한다는 생각은 알지만 그렇다고 바로 지금 무작정 뛰어들겠다고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걱정과 미국 내 사업 연속성에 물음표를 다는 이들도 있다. 또 다른 에너지 기업 관계자는 "약 48일 뒤면 새 정권이 들어서는데 그때도 알래스카 LNG 사업을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지 사업 투자 방식은 바뀌지 않을지 등 불확실성이 크다"며 "사업 기간이 상당히 길텐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이후에도 사업이 계속된다는 보장도 없어 선뜻 투자하기에 꺼려진다"고 했다.

이르면 다음주 본격 협상...미국 요구 파악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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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빠르면 다음주 본격적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시작한다. 산업부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해 미국 통상 당국 주요 인사들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관세 국면에서 미국을 찾는 건 이번이 벌써 세 번째지만 공식 협상 테이블이 깔리는 건 처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협상의 큰 틀이 합의된 이후인 만큼 (이번이) 본격적 협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이에 이날 통상정책자문위원회 회의를 가졌고, 산업계 의견도 충분히 청취하고 있다. 안 장관을 비롯한 협상단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공식 협상에서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을 포함해 '미국의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알아내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