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진 생활경제부 기자 |
평소 ‘방송인 백종원’에 대한 기대와 편견은 크지 않았다. 예능이나 요리 프로그램을 즐기지 않았기 때문인데, 주총 취재를 앞두곤 제대로 살펴야겠다 마음먹었다.
코스피 상장사인 더본코리아의 종목토론방을 보니 과열 상태였다. 일부 주주는 주총 때 백 대표에게 빽햄을 던지겠다는 격앙된 반응도 있었다. 당일 주총에서 고개를 숙인 백 대표를 보니 다소 측은지심도 들었다. 그런데 일련의 논란을 두고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약속한 그에게 뾰족한 마음이 들었다. 백 대표는 거듭 “잘 몰랐다”는 말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상장사 대표이사라고 차마 생각할 수 없는 미숙한 해명을 들으니 더 날이 선 마음을 들었다. 그는 “주총에 꼭 가야 하는지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물어봤는데 당연히 가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혼이 났다. 첫 주총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를 정도로 상장사에 대해 잘 몰랐다”고 했다. 주가 부양책에 대해서도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 매출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입맛을 다셨다. 언론과의 불통에 대해서도 “그냥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뒤늦게 홍보팀 신설 계획을 밝혔다.
방송인 백종원이라면 경영을 잘 몰라도 된다. 하지만 이제 그의 이름표에는 더본코리아 대표 직함이 따라붙는다. 프랜차이즈 기업이 상장한 이후엔 소비자, 가맹점주, 가맹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주주까지 책임지고 면밀한 경영 전략을 짜야 한다. 상장기업이 백 대표의 말처럼 “해외영업 때 내세우는 보증수표”로만 쓰여선 안 된다. 그렇다고 백 대표가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오른 어설픈 장사꾼도 아니다. 1990년대 창업해 다수 프랜차이즈를 론칭, 대부분 성공시킨 창업전문가다. 이런 스펙이라면 상장사 대표로서 계속 모른다고 하는 건 ‘죄’다.
일련의 논란을 모두 백 대표에게 짐 지울 순 없다. 더본코리아는 그동안 합리적 가격대의 다양한 브랜드로 사랑받으며 고속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은 인력이 분명 많을 것이다. 더본코리아 구성원들은 더는 방송인 백종원에만 의지하지 말고, 기업인 백종원이 더 빛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투데이/연희진 기자 (toy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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