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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훈련 장면은 연막이었다.
손흥민이 2025-2026시즌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가장 중요한 경기에 빠진다.
직전 경기에서 결장하면서 부상의 이유로 알려졌던 발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전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오는 비행기를 아예 타지 않았다. 토트넘 사령탑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의 결장을 알렸다.
토트넘은 오는 18일(한국시간) 오전 4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슈타디온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치른다.
토트넘은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서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페드로 포로의 동점골로 패배를 면했다. 적지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독일 원정을 떠나게 됐다.
프랑크푸르트는 스피드가 좋은 이집트 공격수 오마르 마르무시가 지난 1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면서 전력 공백이 생겼으나 프랑스 국가대표 위고 에키테케가 최근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토트넘과의 지난 11일 8강 1차전에서도 에키테케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1-1로 비겼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토트넘 입장에선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회복될 것 같았던 캡틴 손흥민이 발 부상에서 낫지 않아 결국 프랑크푸르트에 오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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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7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여기 오지 않았고, 동행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라며 "몇 주간 발 부상에서 낫기 위해 노력했는데 통증이 남아 있다. 손흥민을 제외하곤 모두가 좋다. 수비수 케빈 단소도 좋고 뛸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이 언제 발을 다쳤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지난 1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부지런히 뛰었기 때문에 당시 경기에서 다친 것 아니냐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손흥민은 홈 1차전에서 후반 도중 프랑크푸르트 공격수 장마테오 바호야의 태클로 발을 다쳐 쓰러졌고, 이후 그라운드에 데굴데굴 구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13일 울버햄프턴과의 원정 경기에선 아에 명단 제외되면서 프랑크푸르트와의 2차전을 대비한 치료에 전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울버햄프턴전 때문 하더라도 긍정적이었다. 손흥민이 곧 돌아올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는 "손흥민은 발에 충격을 받았다. 이번 명단 제외는 부상 예방 차원이었다. 손흥민을 이번 원정에 동행시키는 건 무의미했다"며 그의 결장이 한 경기에 그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는데 실제론 반대가 됐다.
실제 손흥민은 구단이 공개한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 탑승 사진에 모습이 보이질 않아 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긴 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16일 구단 SNS에 공개한 훈련 사진에서 별다른 무리 없이 훈련을 소화 중인 것처럼 보였다. 경미한 부상이라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말처럼 연습장에 돌아와 정상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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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영국 현지 언론은 손흥민이 선발로 복귀하는 것에 무게를 뒀다.
물론 그의 출전 가능성을 의심하는 곳도 있었다. 영국 매체 런던월드는 "프랑크푸르트와 토트넘의 경기에서 5명이 결장하고 6명의 선수가 출전이 의심된다"며 손흥민이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6인 중 한 명이라고 알렸다.
반면 토트넘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풋볼런던 소속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와 롭 게스트는 다른 내놨다.
골드는 "손흥민은 발 부상에서 회복하기 위해 휴식을 취했다.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중요한 경기에 대한 그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데얀 쿨루세브스키, 도미니크 솔란케, 손흥민이 최전방 스리톱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스트도 손흥민의 프랑크푸르트 동행은 의심하지 않았다.
다만 손흥민을 선발에서 빼고 쿨루세브스키와 솔란케,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로 온 마티스 텔이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결국 손흥민이 경기 하루 전 결장 확정되면서 토트넘은 주장 없이 유로파리그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미 시즌 초반 허벅지 부상을 당해 9월과 10월 두 달 가까이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적이 있다. 두 차례 모두 3경기를 건너 뛰었다. A매치에 합류하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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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면서 신체 리듬도 망가졌고, 경기 영향력도 점점 줄어들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7골 9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나 영국 현지에서는 경기 영향력이나 실력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영국 현지 팬들도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트넘이 손흥민 없이 치른 울버햄프턴전에서 팀이 우왕좌왕하며 2-4로 참패하다보니 그래도 손흥민이 있는 게 낫다는 분석이 도출되는 상황이었다.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빈 자리를 누가 메우는가를 놓고 고민하게 됐다.
솔란케와 쿨루세브스키가 스리톱의 두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른쪽 윙어인 브레넌 존슨의 위치 변경, 텔 혹은 윌송 오도베르 등 젊은 선수들의 선발 출격 등을 놓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고민하게 됐다.
손흥민은 이제 런던에서 토트넘 선수들이 4강에 오르기를 학수고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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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이번 시즌 시작 전부터 유로파리그 우승을 얘기했다. 그는 "유로파리그 트로피 획득이 우리의 목표라는 것을 숨길 이유가 없다"며 2015년 토트넘 입단 뒤 첫 트로피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실제 리그페이즈 호펜하임(독일)과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는 등 좋은 경기력을 드러냈으나 프랑크푸르트전 원정에선 그가 없다.
토트넘이나 손흥민이나 큰 위기 속에서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게 됐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 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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