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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尹 파는 모습 좋지않아” 홍준표 “자중해야”… ‘尹心’ 기대던 국힘, 이젠 앞다퉈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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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선대위에 단일화 추진기구 설치…한덕수와 단일화 협상
[막오른 경선 레이스]

탄핵 2주도 안돼 태도 달라져

유정복 “尹 어게인은 자해 행위”

안철수, 탈당 필요성 본격 거론
동아일보

국민의힘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을 마친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4.16.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2주도 채 지나기 전에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탄핵 표결에 찬성했던 유정복 인천시장은 “‘윤 어게인(Yoon Again)’은 과거에 매여 미래를 망치는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탄파’(탄핵 반대파)인 나경원 의원도 “윤 전 대통령을 경선 한복판에 끌어들이는 건 적절치 않다”고 경계했다. 윤 전 대통령이 11일 서울 서초동 사저에 복귀하면서 “다 이기고 돌아왔다”고 발언하며 논란이 불거지자 ‘윤심(尹心)’ 거리 두기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시장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아직 윤 전 대통령을 보내주지 못하고 있다”며 “광장의 인기에만 매몰돼 중도층의 지지를 포기할 거냐. 언제까지 윤심에만 기대어 대선을 치를 생각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을 집으로 보내드리고 이재명을 정치권에서 퇴출시키자”고 말했다. 대선 주자들이 윤심에 기대 경선을 치렀다간 본선에서 외연 확장에 장애가 될 수 있으니 지금부터 멀리하자는 것.

동아일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트루스포럼 주최로 열린 시진핑 자료실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찾아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2025.4.1.뉴스1


반탄파에서도 “윤심이 경선 과정에 거론돼서는 안 된다”는 기류다. 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마음을 파는 모습도 안 좋고, 대통령을 자꾸 언급하는 것도 좋지 않다”며 “우리 공약, 정책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된 다음 날 관저를 찾아 ‘윤심을 업고 출마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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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 선언을 앞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있다. 2025.4.14.뉴스1


탄핵에 반대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이날 “제가 만들려는 세상은 윤석열 정권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나라”라며 윤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홍 전 시장은 전날 라디오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지금은 자중, 자제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한 반탄파 캠프 소속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경선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건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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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한동훈 전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2025.4.15.뉴스1


‘찬탄파’(탄핵 찬성파)에서는 윤심에 기대는 당내 반탄파 대선 주자들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저를 제외한 다수 후보가 윤심 팔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에서는 민심이 윤심보다 딱 5000만 배가 더 중요하다”고 각을 세웠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 필요성을 밝히는 발언도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이 당과 보수의 재건을 위해 좋은 선택을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이에 따라서 결단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재섭 당 조직부총장은 윤 전 대통령 발언 논란을 언급하며 “이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파면당한 전임 대통령과 결별하면 된다”며 “대통령과 결별하지 않고 우리 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김 부총장은 “우리 당 후보들이 호미로 밭을 일구고 있는데, 윤 전 대통령은 트랙터로 그 밭을 갈아엎고 있다”고도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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