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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선발 경기, 잘 지는 것도 중요해" 압도적 1위 여유? 염경엽 감독은 원래 '잘 지는' 감독이었다

스포티비뉴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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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16일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를 앞둔 오후 4시. 홈팀 감독 브리핑을 위해 더그아웃으로 향한 염경엽 감독은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기도 전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얘기를 꺼냈다. 에르난데스는 15일 경기에서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6인이 79구에서 투구를 멈췄고, 16일 1군에서 말소됐다. 염경엽 감독은 "6주, 6주"라며 에르난데스의 부상 상태가 좋지 않다고 알렸다.

LG는 당장 구멍이 생긴 2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대체 선발로 김주온을 투입하기로 했다. 김주온의 투구 내용에 따라 다른 대체 선발이 필요할 수도 있고, 5선발을 김주온이 맡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염경엽 감독은 이 대목에서 대체 선발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태도를 보였다. 잘하면 좋겠지만 아직은 1군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적 없는 선수가 1순위 대안인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염경엽 감독은 "그 자리(대체 선발투수가 나가는 경기)는 초반 싸움이 중요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초반에 우리가 점수를 많이 빼거나, 비슷하게 가면 운영이 확 바뀔 수 있다. 초반에 무너지면 휴식을 갖는 경기가 돼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것 같다. 잘 지는 것도 팀에 중요하다. 얼마나 팀에 도움이 되도록 지느냐가 중요하다. 지더라도 팀이 얻는 게 있으면 그게 최선을 다한 운영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기를 보면서 팬들이 새로운 선수가 자라는 것도 보고, 이것도 팬들께 보는 즐거움을 드리는 거다. 이런 것도 다 생각하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염경엽 감독은 사령탑 경력을 시작할 때부터 '잘 지는 경기'를 강조했던 지도자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에는 에릭 테임즈가 버티고 있는 NC 다이노스에 유난히 약했고, 그 과정에서 난타당하고 대패하는 경기도 여러번 나왔다. 2014년 5월 7일에는 무려 5-24라는 참패를 당한 적도 있다.

이 24실점은 투수 2명의 손에서 나왔다. 선발 문성현이 2이닝 12실점, 두 번째 투수 윤영삼이 4이닝 12실점으로 대량 실점했다. 윤영삼의 1군 데뷔전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그러나 초반부터 패색이 짙어지자 굳이 무리하지 않고 윤영삼에게 계속해서 투구를 하게 했다. 이런 경기가 나올 때마다 '팬들에게 미안하지만 이런 경기도 필요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처음 LG 사령탑을 맡은 2023년에는 달라졌다. 당시 LG는 선발보다는 불펜에 투수력이 집중된 팀이었다. 그러면서도 공격력은 막강했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 싸움에서 밀리는 날에는 미련없이 불펜을 투입했다. 끌려가더라도 점수 차가 적다면 필승조를 내세우기도 했다. LG는 그해 86승 가운데 무려 42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빠르게 승수를 쌓으면서 독주하고 있는 만큼 다시 여유있는 운영이 가능해졌다. LG는 15일까지 15승 3패 승률 0.833으로 2위 SSG 랜더스에 5.0경기 앞선 1위였다. 마침 김주온이 등판하는 경기가 SSG전이지만 이 3연전에서 열세를 보인다고 해도, 심지어 싹쓸이 패배를 당한다고 해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한편 에르난데스는 회복과 재활을 거쳐 실전에 복귀하기까지 6주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도입된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제도는 해당 선수가 6주 이상 부상일 경우 활용할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구단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우리 구단은 그런 걸 준비를 잘 해놔서. 스프링캠프에서도 호주 선수(코엔 윈) 하나 테스트했고, 여러가지로 알아볼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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