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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컴퍼니온 제공 |
“안판석 사단에서 편하게 연기하고 캐릭터를 통해 인생도 배웠다.”
배우 이제훈이 지난 13일 종영한 JTBC 협상의 기술을 돌이켜보며 한 말이다.
협상의 기술은 11조원의 부채를 진 대기업 산인그룹을 구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전문가 윤주노(이제훈)가 내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자회사 매각과 매수를 거듭하는 과정을 그렸다. 드라마는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내공 높은 연기력으로 매회 화제성을 낳았고, 한 자릿수로 시작한 시청률은 최종회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16일 이제훈은 “초반에는 소재가 워낙 특수하다 보니 접근이 쉽지 않겠다 우려했는데, 마지막에 시청률이 거의 3배 이상 늘어난 것을 보고 많이들 몰입해서 봐주셨구나 생각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방송이 끝났다는 게 그 어떤 작품보다 많이 아쉽다. 다 해결하지 못하고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결말로 끝났는데, 개인적으로 후속이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다. 이 작품의 경우 미국 드라마처럼 시즌5 이상까지 갈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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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협상의 기술 스틸컷. JTBC 제공 |
이제훈은 극중 복수와 정의 사이에서는 냉철함을, 때로는 다양한 사람 사이에서 형성된 갈등에 공감하며 따뜻한 인간미를 유연하게 넘나들었다. 평소 기사로 접할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최대한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이제훈은 “국내 작품은 대부분 카타르시스나 권선징악을 보여주는 부분이 강하다. 현실에서 해소하기 어려운 것을 작품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이 통쾌한 대리만족을 시켜준다. 그런데 이 드라마 속 스토리는 현재 돌아가는 정치, 경제, 사회와 다르지 않았다. 정말 땅에 발을 붙인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들 아닌가. 서로의 마음을 통찰력 있게 들여다본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걸 도출할 수 있다고 믿고, 그런 부분을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주노를 연기하면서 배운 점도 많았다. 이제훈은 배우이기도 하지만 현재 매니지먼트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21년부터 매니지먼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감정적으로 동요되는 일들이 많았다. 최대한 감추려고 했지만 사람이다 보니 ‘이건 너무 불합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있었다”며 “그런데 윤주노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어떻게 하면 더 현명하게 회사를 이끌고, 사람들을 만나 소위 말하는 협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결국은 진실성인 것 같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싶은지, 이걸 위해 상대는 뭘 원하는지 그런 걸 가감없이 보여주는 거다. 그런 자세를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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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컴퍼니온 제공 |
드라마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졸업 등 화제작을 탄생시킨 안판석 감독과 연을 맺게 된 것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가치다. 이제훈은 안 감독의 열혈 팬이다. 그는 “연출에 대한 목표 지향점이 분명하고, 계산도 명확하시다 보니 매번 촬영이 불안할 정도로 일찍 끝났다. 보통 현장은 늘 정신이 없고, 찍어야 할 것도 다 못해서 다음 회차를 기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독님은 한 달 스케줄이 나오면 그걸 오차 없이 다 지키셨다. ‘오늘도 일찍 끝났네요’라는 말이 매 촬영 때마다 나올 정도였다”고 놀라워했다.
함께 연기한 김대명과 안판석 사단에 처음 합류했지만 배우들과의 촬영장 분위기도 유쾌했다. 그는 “저와 대명 선배를 제외하고는 안 감독님 사단에 계신 배우분들이셨다. 서로 잘 알고 있기도 하고 편하다 보니 현장 분위기가 그 어떤 작품보다 재미있었다”며 “철저히 준비해오신 호흡과 앙상블을 보니 촬영이 일찍 끝날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고, 그래서 더 윤주노를 이전 캐릭터들보다 깊게 연구하고 준비해갔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항상 연기했다”고 말했다.
향후 안 감독의 로맨스 코미디물에서도 볼 수 있을까. 그는 “이번 작품으로 연이 됐기 때문에 협상의 기술 시즌2로 만나 뵈면 더 행복하겠지만, 로맨스를 하신다면 저를 한 번쯤 생각해주셔도 좋지 않을까” 웃었다.
이제훈은 현재 차기작인 SBS 모범택시 시즌3와 tvN 시그널 시즌2 - 두 번째 시그널을 촬영 중이다. 유해진과 함께 주연한 영화 ‘소주전쟁’은 6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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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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