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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대행인가요"…'韓 대망론'에 기재부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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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공동성명 발표...90일간 115%씩 관세 인하
한덕수 침묵 속 6·3 조기대선 출마설 여전
무소속 출마→범보수 단일화 시나리오 거론
사퇴 시 崔 '대대행 2기'…"무책임" 비판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6·3 조기대선 출마론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기획재정부가 술렁이고 있다.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직하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대대행'(대행의 대행)을 맡아야 해서다. 당장 미국발(發) 관세 전쟁에 대응해야 하는 한 대행의 거취를 두고 정국이 혼탁해지고 있는 만큼 서둘러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작년 12월 27일부터 올해 3월 24일까지 87일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한 대행의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까지 걸린 기간이다.

당시 최 부총리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역할에 더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1인 4역'을 소화했다. 최 부총리가 국정 전반을 이끄는 과정에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 많아지고 의전도 격상되며 기재부 담당 업무가 크게 증가했다.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각종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탓에 탄핵 대상이 되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전반적으로 일이 많아졌는데, 부총리 일정을 수행하고 언론 대응을 맡는 대변인실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바빠졌다"며 "정책조정국도 기존 경제관계장관회의 외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등 추가적인 회의와 안건을 모두 살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 대행이 복귀하고 윤석열 대통령 파면되며 대선 일정이 확정됐지만 대선이 50일도 채 안 남은 시점에 '한덕수 대망론'이 등장했다. 통상·외교전문가로서 경험이 풍부하고 호남 출신으로 보수·진보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는 등 외연 확장성이 있는 한 대행이 본선에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상대할 가장 강력한 카드라는 주장이다. 그는 전날(15일) 마무리된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불참했지만 여전히 한 대행이 무소속 출마 후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2차 단일화한다는 시나리오가 공공연하게 거론된다.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공식 선출은 다음달 3일,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다음달 4일이다.

한 대행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국민의힘 내 차출론과 별개로 한 대행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데 있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108명) 절반인 54명이 한 대행의 출마를 지지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나오면서 그의 출마 여부를 둘러싼 추측성 보도도 이어지고 있지만 한 대행은 말을 아끼고 있다. 오히려 전날 자동차업계 지원 논의를 이유로 광주 기아오토랜드를 찾아 대선을 겨냥한 정치 행보라는 해석을 낳았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는 대선 출마 관련 물음에 "고민 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때문에 기재부 내에서는 '대대행 2기'에 대한 위기의식에 더해 한 대행의 침묵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기재부 과장은 "출마는 개인 선택이기에 막을 수 없지만 지금 대행은 다음 대선까지 안정적인 국정 관리가 제일 중요한 자리"라면서 "(한 대행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는 있지만 출마 의사가 있든 없든 빨리 결정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행이 진짜 나라를 생각한다면 대선까지 국정 관리에 집중하거나 부총리 중심으로 준비할 여유를 줘야지 혼란이 적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처음에는 모든 게 처음이어서 혼란스러운 점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례가 있으니 대행 체제를 한 번 더 하는 것에 큰 거리낌은 없다"며 "업무량이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투데이/세종=정호영 기자 (moonris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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