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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통령 찾으며 “중국에서 온 전화 받으러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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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으로 뉴욕증시 일제히 급등 마감 나스닥 4.3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해군 미드십맨 미식축구팀에게 총사령관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해군 미드십맨 미식축구팀에게 총사령관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해군 미식축구팀에게 우승 트로피를 수여하는 행사를 열었는데 인사말을 시작하면서 해군에서 복무했던 JD 밴스 부통령을 찾았다. 하지만 밴스 부통령이 없자 “JD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중국에서 온 전화를 받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트럼프 1기를 겪은 뒤 보다 준비된 태세로 맞공세를 펼치는 중국의 항복 전화를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통령의 속내가 담긴 농담이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34% 상호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이 맞불 관세로 맞서자 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125% 고율 관세를 상대국에 부과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서자 미국은 인공지능(AI) 개발에 사용되는 엔비디아 H20칩의 중국 수출을 통제했다.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금지는 트럼프 1기 무역전쟁 때인 2018~2019년에도 이미 천연자원을 무기화한 관세 보복 수단으로 사용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5일 베트남 하노이의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팜 민 친 베트남 총리와 포옹하고 있다. 하노이 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5일 베트남 하노이의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팜 민 친 베트남 총리와 포옹하고 있다. 하노이 AP 연합뉴스


지난 4일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전량 정제되는 6종의 중희토류 금속과 90%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 자석의 수출을 제한했다.

미국 디트로이트 등의 공장 지역에서 강력한 희토류 자석이 고갈되면, 전기 모터가 장착된 자동차 등의 조립이 힘들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우려했다.

일본 기업들은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 싼 중일 영토 분쟁으로 희토류 수출이 7주간 제한된 이후 1년 치 이상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미국 기업은 값비싼 원자재 비축에 현금을 묶어두고 싶어 하지 않아 희토류 재고를 거의 보유하지 않는다고 NYT는 지적했다.


14일 올해 들어 첫 해외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3국을 4박 5일간 방문해 관세전쟁 우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경제를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에 대응하려는 심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 목표에 대해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각국이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14일 한 베트남 남성이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인 또 람(왼쪽)이 중국 시진핑 주석(오른쪽)과 악수하는 사진이 1면에 실린 현지 신문을 읽고 있다. 시 주석은 동남아시아 순방을 시작하며 “보호무역주의는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무역전쟁은 승자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노이 AFP 연합뉴스

14일 한 베트남 남성이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인 또 람(왼쪽)이 중국 시진핑 주석(오른쪽)과 악수하는 사진이 1면에 실린 현지 신문을 읽고 있다. 시 주석은 동남아시아 순방을 시작하며 “보호무역주의는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무역전쟁은 승자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노이 AFP 연합뉴스


중국 고립 전략의 핵심 전사인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관세전쟁으로 중국을 미국 경제에서 제외하고, 심지어 중국 주식을 미국 거래소에서 퇴출시키는 옵션까지 거론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이 아니란 점을 시사하며 “공은 중국 쪽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와 협상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 중국은 우리가 가진 것, 즉 미국 소비자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 주석의 아세안 우군 확보에 첫 주자였던 베트남에서는 90일간의 미국 관세 유예 기간 동안 ‘미친 듯한’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19년 관세를 피해 베트남으로 가구 공장을 이전한 중국인 제이슨 우의 사정을 전했다. 우는 “90일간 관세가 유예되자 미국 고객들이 엄청난 요구를 가지고 돌아왔다”면서 “트럼프가 앞으로 90일 안에 뭔가 미친 짓을 할까봐 몹시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1차 무역전쟁에서 중국에 부과된 고율 관세를 피해 많은 제조업체가 이전하면서 베트남은 미중 갈등의 최대 수혜국이 됐다.

베트남 정부는 최선의 호의를 보이며 시 주석을 환영했지만,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상품에 대한 ‘제로(0) 관세’를 제안했다. 또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중국 상품과 중국으로 수출하는 민감한 상품에 대한 감독과 단속을 강화해 미국의 정책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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