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컴백한 권은비, '워터밤' 넘을 커리어가 필요한 때

한국일보
원문보기
속보
퓰리처상 언론부문 뉴욕타임스 4, 뉴요커 3개 수상.. WP는 트럼프 암살시도 사진으로 수상
권은비, 지난 14일 신곡 '헬로 스트레인저' 발매
올해 데뷔 5년 차... '워터밤' 이미지 넘을 커리어 필요할 때
한국일보

가수 권은비가 '워터밤' 이미지를 넘어 여성 솔로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굳힐 수 있을까.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권은비가 '워터밤' 이미지를 넘어 여성 솔로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굳힐 수 있을까. 그는 지난 14일 새 디지털 싱글 '헬로 스트레인저(Hollo Strager)'를 발매했다. 신곡을 통해 또 한 번 특유의 치명적이고 강렬한 매력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을 전한 바 있다.

지난 1월 디지털 싱글 '눈이 와'를 발매하며 올해 활동의 포문을 열었던 권은비는 3개월 만의 신곡으로 본업 행보를 이어간다. 이처럼 발빠른 신곡 발표는 올해 활동을 통해 여성 솔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보다 확실하게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아이즈원 활동을 마무리한 뒤 솔로로 전향한 권은비는 올해로 벌써 솔로 데뷔 5년 차를 맞았다. 솔로로서도 적지 않은 연차에 접어든 만큼 권은비에게 여성 솔로 시장에서 확실하게 입지를 굳힐 분기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솔로 데뷔 이후 꾸준히 신보와 신곡을 발표하며 커리어를 쌓아온 권은비는 지난 2022년 발매한 '언더워터'가 두 번의 역주행을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에 결정적 터닝 포인트가 된 것은 '워터밤'이었다. 권은비는 '워터밤' 무대 당시 화끈한 퍼포먼스와 육감적인 몸매로 큰 화제를 모으며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워터밤' 이미지로 눈에 띄게 높아진 인지도에 힘입어 그의 솔로 활동 역시 주목을 받았다. '워터밤' 이후 발매했던 '더 플래시'로는 솔로 데뷔 이후 첫 음악 방송 1위라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으며, 각종 페스티벌과 행사, 방송 등에서도 러브콜이 잇따랐다.

'워터밤' 효과는 해당 공연 이후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당시 높아진 인지도를 기반으로 권은비는 본업 뿐 아니라 방송에서도 다양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일본 영화 '파이널 해킹 게임'에서 여주인공을 맡으며 배우로도 정식 데뷔했다.


그러나 순항 중인 행보에도 아쉬움은 존재한다. 다양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권은비를 떠올렸을 때 '워터밤'에 견줄만큼 인상적인 커리어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물론 '워터밤'의 파급력이 컸던 만큼 이를 뛰어 넘을 커리어나 이미지를 갖추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워터밤' 이미지를 떼어 놓고 봤을 때 아직까지 그가 여성 솔로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굳혔다고 평가하기는 일러 보인다는 점은 사뭇 아쉽다.

'워터밤'으로 쌓은 섹시, 관능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도 앞으로의 행보에 있어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물론 솔로 아티스트로서 자신을 대표할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셀링 포인트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탄탄한 보컬, 깔끔한 음색, 퍼포먼스 소화력까지 갖춘 실력파 가수인만큼 섹시한 이미지에 중점을 두는 대신 아티스트적 역량을 조명하는 것이 장기적인 솔로 활동에 있어서는 필요한 전략이 아닐까 싶다.

'솔로 커리어 굳히기'의 필요가 절실한 지금, 2022년 '리탈리티' 이후로 앨범 단위의 작업물 대신 싱글 형태의 신곡 발매만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아쉬움을 더한다. 물론 최근 음악 시장의 흐름을 고려해 앨범 대신 싱글 단위의 신곡 발표를 이어오는 아티스트들도 많지만, 솔로로서 역량을 입증하고 자신만의 음악색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음악적 지향점을 전하고 역량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앨범 발매 역시 필요하다.

올해 발빠른 행보로 본업 활동 전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권은비가 앞으로 보여줄 결과물들에 대한 기대는 아직 산재한다. 그가 보여줄 올해의 행보는 '솔로 가수 권은비'의 향후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