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스포츠W 언론사 이미지

[인터뷰] 실제 체포된 황병국 감독, '야당' 19禁 클럽 마약 난교파티 씬 공들인 이유

스포츠W 노이슬
원문보기

[인터뷰] 실제 체포된 황병국 감독, '야당' 19禁 클럽 마약 난교파티 씬 공들인 이유

서울맑음 / -3.9 °
[노이슬]

[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마약의 위험성과 우리 사회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마약의 심각성을 알리고 싶었다."




​16일 개봉한 영화 '야당'(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ㅣ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ㅣ감독: 황병국ㅣ출연: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이강수(강하늘 분),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 오상재(박해준 분)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작품으로, 연기자로 더 알려진 황병국 감독의 14년만의 신작이다. 개봉 3일전부터 실시간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화제작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황병국 감독은 김성수 감독의 '무사', '태양은 없다' 등의 작품에서 조감독을 거쳐 2005년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나의 결혼 원정기'로 데뷔했다. 배우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황 감독은 2011년 '특수본' 이후 14년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황병국 감독은 "21년도에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가 신문 기사를 하나 보냈다. 내용은 검찰청에 매일 아침 약쟁이들이 모여서 정보를 공유한다고 쓰여 있었다. 그러면서 '야당'이라는 단어가 언급이 됐다. 생소하더라. 야당이라는 존재가 선인도 악인도 아니고 합법도 아니고 경계선에 있는 애매모호한 점이 매력적이라서 흥미를 갖고 작업하게 됐다"고 영화의 시작점을 밝혔다.

야당은 마약사범들 중 경찰이나 검찰 등의 수사 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부류들을 일컫는 은어다. 마약 범죄 특성상 외부에서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수사 기관에서 비공식적으로 야당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야당은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본인의 처벌을 경감 받는 등의 혜택을 받는다. 단순히 마약 범죄자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그 경계에 선 인물과 주변을 다루는 소재이다보니 황 감독은 직접 발로 뛰었다.




그 결과, 완성된 '야당'의 50% 정도는 실제 있었던 일들과 실존하는 인물들이 믹스된 캐릭터들이 극의 서사를 이끈다. 영화를 보면서 모티브가 되는 실제 사건을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다. "마약 취재 뿐만 아니라 검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검찰에 대한 취재도 많이 했다.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책도 많이 읽고, 지인을 통해 만나기도 했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도 2008년도 강남에서 실제 마약 사범 검거 장면을 찍은 영상을 똑같이 구현한 것이다. 거기에 직진하고, 돌진하는 강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추가했다. 야당을 이용해 범죄자 가로채기도 실제 있었던 일이다."


야당과 마약 사범을 직접 만나는 일은 무척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황 감독도 실제 야당과 첫 만남에는 겁이 났다. "마약 범죄자나 야당을 만날 때는 절대 혼자 가지 않았다. 혼자는 안되고 누군가 한 명이 꼭 같이 가고, CCTV가 있는 곳에서만 만났다. 되게 조심하게 취재를 했다. 모든 마약 사범은 무조건 외제차에 과시하는 명품들을 입는다. 실제 야당들은 내세우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감에 차 있다. 야당은 범죄자가 아니다. 그래서 당당하게 다닐 수 있는 것이다. 실제 험머 같은 큰 차량을 타고 다닌다. 그들은 마약 사범 입장에서는 사자다."

또 황병국 감독은 "실제 취재 중에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제가 취재 하면서 기웃거려서, 경찰에 체포됐다. 소변 검사도 했다. 사실 소변 검사는 안 해도 문제 없었다. 근데 우리 영화에 그런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디테일을 알아보기 위해 제가 한다고 했다. 마약은 한줄이 양성이더라. 소변 검사할 때 사용하는 컵도 다르다. 덕분에 디테일을 많이 알게 됐다."



위험을 감수하고 취재한 결과, 감독은 마약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꼈다. '야당'은 마약범죄를 주 소재로 다루면서도 액션은 경쾌하고 통쾌해서 묵직하기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보통 마약 영화가 어둡고 무겁다. 그렇게 관객들을 만나기보다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싶어서 경쾌하고 속도감 있고 마지막엔 통쾌하게 만들고 싶었다. 각 인물들마다 약점이 있어야 한다. 강하늘, 박해준 캐릭터가 복수하는 캐릭터라서 액션이 통쾌하게 보이도록, 관객들이 영화보고 나올 때, 밝게 스트레스 풀고 나올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마약 범죄 현장이 적나라하게 스크린에 그려졌고, 액션 역시 강도가 높기 때문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황 감독은 아쉬워하지 않는다. 감독은 마약 범죄 이면을 사실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제작사 대표님도 제 의견을 듣고 흔쾌히 허락해주신 부분이다. 조금 수위가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 마약판은 훨씬 더 심하다. 15세 관람가 등급을 맞기 위해서 감추고 가는지도 의문이었다. 제가 마약 재활 센터에 갔는데 한 20대 청년이 아이큐가 60대였다. 자기 전화가 왔는데 전화를 찾지 못하더라. 고등학생들이 집중력 높인다고 마약을 투약하다가 치료센터 와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제가 본 마약판의 현실은 너무너무 참혹했다. 제 나름대로 순화해서 보여준 것이다. 마약의 위험성과 우리 사회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마약의 심각성을 알리고 싶었다."

황 감독은 "검찰청에서 1년에 한 번씩 마약사범 리스트가 나온다. 몇 년 사이 2만 8천명으로 늘었더라. 검거 안 된 사람은 몇명이라는 소리인거냐. 범죄 수사에서는 곱하기 20을 한다. 근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마약의 위험성, 심각성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 오프닝도 21년도 기준에서 24년도 기준으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극 중 재벌2세 조훈(류경수 분)이 주최, 여배우 엄수진(채원빈 분)이 등장하는 마약 범죄의 실상의 파편을 보는 듯한 클럽 난교파티 씬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노출은 물론,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범죄자들이 환각에 빠져 쾌락을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황 감독은 "마약 투약은 대부분 집단적으로 한다. 그 장면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그 장면을 온화하게 그린다면 관객들에게 충격이 덜 갈 것이라 생각했다. 그걸 역설적으로 보여주는게 오히려 맞다고 생각했다. 그 장면은 민감한 촬영이었다. 할리우드에는 무브먼트 디렉터가 있다. 저는 해당 장면을 촬영하면서 무브먼트 디렉터와 소통했고, 단순한 향락적인 의도가 아니었다. 이 작품 중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간 씬이다"고 말했다.


감독은 배우로 출연한 영화 '서울의 봄' 촬영장에서 박해준을 만나며 그에게 대본을 제안했고, 조연출 시절 '무사'로 인연을 맺은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 이전에 한번도 보여준 적 없어 새로울 것 같았던 강하늘 배우와 함께 했다. 자신의 1순위 캐스팅을 완성한 것이다.

"신선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야당' 캐스팅은 각 캐릭터별로 한번도 해본 적 없는 배우들이 캐스팅 됐다. 유해진 배우와 2000년에 '무사'를 같이 했다. 제가 조연출이었다. 나이도 비슷해서 술도 마시고 그랬다. 구관희는 절대 악이 아니다. 흔들리는 우리 인간의 모습이다. 우리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유해진 배우님은 감독보다 시나리오 해석력이 좋은 배우다. 본인이 너무너무 잘 알았고 몇 포인트만 제가 디렉션을 줬지, 대부분은 배우가 했다. 강하늘 배우, 박해준 배우도 마찬가지다. 박해준 배우는 '서울의 봄'에 같이 출연할 때,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 보고 군복을 입었는데 너무 멋있더라. 이모개 촬영감독님이랑 계속 주시했었다(웃음) 그래서 영화 중간에 시나리오를 드렸다. 다른 배우들은 오디션이나 연기하는 모습을 봤지만, 강하늘 배우는 내가 원하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후반부에 등장하는 검찰조사 씬이다. 시사 바로 전까지도 사운드에 신경 쓴 감독의 노고가 빛을 발한다. "어쩌면 우리가 TV에서 봐왔던 모습이기도 하다. 영화적으로 잘 녹이려고 노력했다. 그 장면은 사운드 디자인할 때도 고민을 많이 했다. 관객들이 사운드의 변화를 알아채도 이게 좀 이상하다는 느낌 정도를 받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야당'은 감독의 열정이 여실히 드러나는 시나리오와 조연까지도 빈틈없는 연기로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제니모친으로 잠깐 등장해 금명(아이유)을 괴롭히는 역할로 화제가 된 김금순이 또 한번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그는

대규모로 마약을 밀반입하는 마약 유통 조직의 두목 김학남 역을 소화했다. 황 감독은 김금순을 캐스팅하기 위해 남성이었던 설정을 여성으로 바꿨다. "김금순 배우가 출연하는 캐릭터가 실제 모델은 남성이다. 근데 제가 영화 안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다. 취재하면서 마수대 형사를 만났는데 여성 마약상을 잡았다고 하는데 아우라가 느껴지더라. 여성 캐릭터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단편영화와 독립영화를 엄청 봤다. 김금순 배우가 눈에 들어오더라. 얼굴이 카리스마 있고 너무 잘 어울렸다."

황병국 감독은 영화 '부당거래'에서 '30만원 변호사'로 시네필에 눈도장을 찍고, 숏폼 플랫폼에서 영상이 재생산되며 많은 인지도를 쌓은 베테랑 배우다. 김성수 감독의 작품에서 조연출로 함께 했고, 지금도 '서울의 봄' 등 김성수 감독의 작품에 배우로 출연하고 있다. 배우와 감독을 겸하기에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부터 배우에 디렉션까지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제가 연기할 때 영화는 시나리오 한권을 다 준다. 제가 나오는 씬이 왜 나오는지, 제가 무슨 작용을 하는지 읽을 수 있다. TV 드라마의 경우는 딱 그 씬 만 준다. 단역 배우들은 감독님과 만나기도 힘들다. 그래서 결론은 전형적인 연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저 같은 경우는 배우가 가는 길을 확실하게 정해주면 오히려 더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저는 배우로서도 작품에 계속 출연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