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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4선 하원의원 출신도 품었다... 트럼프 대응 진용 힘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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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 퍼거슨, 새 워싱턴사무소장 선임
현대차 공장 있는 조지아 지역구 출신
성 김 사장 영입하며 트럼프 2기 대비
최근 내부에 미국 관세 대응 TF 신설
드류 퍼거슨 신임 현대차그룹 워싱턴사무소장. 드류 퍼거슨 홈페이지 캡처

드류 퍼거슨 신임 현대차그룹 워싱턴사무소장. 드류 퍼거슨 홈페이지 캡처


현대차그룹드류 퍼거슨(59)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을 그룹의 신임 워싱턴사무소장에 선임했다. 현대차그룹의 새 공장이 들어선 조지아주(州)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내리 4선을 한 중진 정치인 출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한창인데 대미(對美)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2기를 맞아 미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접점을 늘려왔다.

공화당 퍼거슨 전 하원의원 영입

현대차그룹이 3월 24일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연설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워싱턴=AFP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3월 24일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연설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워싱턴=AFP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퍼거슨 전 의원에게 5월 1일 자로 워싱턴사무소장을 맡긴다고 15일 밝혔다. 퍼거슨 전 의원은 2017년 조지아를 지역구(제3지역구)로 둔 연방 하원에 입성해 4선을 했다. 앞서 2008년부터 8년 동안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 시장을 지내기도 했다. 조지아주에는 최근 준공식을 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그룹의 미국 주요 생산 거점이 있다.

퍼거슨 전 의원은 트럼프 정부 인맥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퍼거슨 전 의원에 대해 "트럼프 1기 때 제조업 강화를 위한 입법 활동에 참여하며 공화당 내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며 "앞으로 미 정부 및 의회와 현대차그룹 사이 소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발 빠르게 대비해 왔다.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성 김 현대차 사장 영입도 빼놓을 수 없다. 2024년 1월 고문으로 현대차에 합류한 그는 일찌감치 현대차그룹과 미국 사이 대외 협력 창구 역할을 해오다 지난해 말 사장으로 영입됐다. 정의선 회장이 3월 24일 미국 백악관에서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발표했을 당시, 성 김 사장은 단상 옆에 서서 이를 지켜보기도 했다. 지난해 현대차 설립 이후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가 된 호세 무뇨스 사장 인사도 트럼프 2기 출범에 맞춘 선제적 대응 성격이 짙다.

트럼프 2기용 인사 덕 톡톡


마이크 존슨(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3월 24일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의 현대차그룹 대규모 대미 투자 관련 연설을 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은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워싱턴=AFP 연합뉴스

마이크 존슨(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3월 24일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의 현대차그룹 대규모 대미 투자 관련 연설을 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은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워싱턴=AFP 연합뉴스


정 회장이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투자를 예고하자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대응력이 재차 주목을 끌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2023년 해외 담당 조직인 '글로벌 폴리시 오피스(GPO)'를 꾸린 뒤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광폭 외교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말할 것도 없다.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현대차가 일자리 등 미국 경제에 이바지한 내용을 강조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벌여왔다.

현대차그룹이 미 루이지애나주에 새로 짓기로 한 현대제철의 제철소 역시 미 정치권과 접점을 넓히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루이지애나는 연방 의전 서열 3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지역구다. 그는 루이지애나에서 나고 자라 대학도 루이지애나 주립대를 졸업했다. 2016년 자신의 고향에서 의원으로 처음 선출된 뒤 내리 5선을 했다. 그는 공화당 내 대표적 친(親)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존슨 의장은 이날 정 회장의 발표 행사에도 참석해 단상 바로 옆에서 자리를 지켰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최근 내부에 미국 관세 대응을 위한 전략을 짜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다. TFT는 무뇨스 사장 직속으로, 이승조 기획재경본부장이 수장을 맡아 이끌기로 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