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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 참사 11주기,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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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 참사 11주기,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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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강원 강릉시 율곡중학교 학생자치회가 주관한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행사에서 학생들이 만든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15일 강원 강릉시 율곡중학교 학생자치회가 주관한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행사에서 학생들이 만든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전남 목포신항 세월호 거치소 등 전국 각지의 추모 공간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희생자와 참사의 교훈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우리 사회가 이윤이 먼저고 안전은 뒷전인 구태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최근 영남 일대를 초토화시킨 대형 산불,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땅꺼짐과 같은 사고로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동아대 긴급대응기술정책연구센터 등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시민 10명 중 4명이 우리 사회가 대형 재난에 취약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재난·사고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44%로, “안전하다”(17.6%)는 응답의 2배를 넘었다. 안전하다는 응답은 2021년 43.1%에서 올해 17.6%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숨졌고, 지난해 6월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폭발 참사로 이주노동자 등 23명이 희생됐다. 연말에는 제주항공 참사로 시민 179명이 또 목숨을 잃었다. 최근에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땅꺼짐 사고까지 빈발한다. 이런 대형 재난·사고가 잇따르는데 안전하다고 느낄 시민이 얼마나 되겠나. 하나같이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우다 발생한 참사다.



지난 3월 하순 영남 일대를 강타한 대형 산불도 ‘인재’로 인해 피해가 더 커졌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번 경북 지역 산불에 투입됐던 진화헬기 수가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때 동원된 헬기 수보다도 적었다고 한다. 경북 산불의 인명·산림 피해는 울진·삼척 때의 3배 수준이다. 앞서 발생한 산불에 잘 대비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산림청이 보유한 진화헬기 50대 가운데 러시아산 헬기 등 10대는 부품 조달과 정비 문제로 이번 산불 현장에 출동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올해 산림청 헬기 관련 예산은 지난해보다 삭감됐다. 안전을 우선시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산불은 봄철 농번기를 맞아 농사 준비에 한창인 농민들로부터 모든 것을 앗아갔다. 그 피해는 1~2년 내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다. 주민들은 역대 최악의 산불로 삶의 기반을 모두 잃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12조원으로 늘려 재해·재난 대응 분야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돈을 쏟아붓는 것보다 중요한 건 시민들의 안전을 중시하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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