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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안중근 ‘녹죽’·한용운 10폭 병풍 경매 나온다

매일경제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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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안중근 ‘녹죽’·한용운 10폭 병풍 경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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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22일 경매 열어
독립운동 관련 작품 출품
희귀 사료·근현대미술품도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緑竹·푸른 대나무)’(추정가 3억~6억원). 서울옥션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緑竹·푸른 대나무)’(추정가 3억~6억원). 서울옥션


“緑竹(푸른 대나무). 庚戌二月 於旅順獄中 大韓國人 安重根書(경술년 2월 뤼순 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

지금까지 대중에 공개된 적 없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緑竹·푸른 대나무)’에 적힌 글귀다. 그는 1910년 2월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자신의 변함없는 지조와 절개를 푸른 대나무에 빗댔다. 푸른 대나무는 예로부터 구전되는 오언시를 엮은 책 ‘추구(推句)’에 등장하는 것으로 군자의 절개, 장부의 마음을 상징한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녹죽’(추정가 3억~6억원)을 비롯해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이 깃든 작품과 희귀 사료가 오는 22일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개최되는 ‘제183회 미술품 경매’에 출품된다. 출품작은 총 132점(Lot), 낮은 추정가 총액은 약 110억원이다. 여기에는 주요 근현대 미술품과 럭셔리 품목도 포함됐다. 프리뷰 전시는 경매 당일인 22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된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만해 한용운의 10폭 병풍인 ‘심우송(尋牛頌)’(추정가 별도 문의)은 식민지 조선 현실에 대한 자각과 독립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한시를 담은 대작으로 주목된다.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으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한용운은 1년 6개월 간 옥고를 치르며 조국 독립의 염원을 노래했다. 또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시인으로 꼽히는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정음사 초판본(1000만~2000만원)도 새 주인을 찾는다. 올해는 그의 서거 80주기이기도 하다.

박수근의 1963년작 ‘목련’(추정가 2억3000만~4억원). 서울옥션

박수근의 1963년작 ‘목련’(추정가 2억3000만~4억원). 서울옥션


일제침탈의 시작과 끝을 보여 주는 사료도 경매에 나온다. ‘조일수호조규 관련 외교문서 일괄’(5000만~1억원)은 흔히 ‘강화도조약’이라고 알려져 있는 ‘조일수호조규’의 부록과 무역규칙 체결 과정에서 양국 관리들이 필담을 통해 주고받은 실무적 대화, 조율 과정 등을 담은 문서다. 서울옥션 측은 “출품작은 국내 한 컬렉터가 해외에서 구입한 작품으로 환수의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함께 출품된 ‘극동국제군사재판 속기록 349권 일괄’(추정가 별도 문의)은 일제 패망 이후 도쿄에서 열린 전범재판 내용을 담은 속기록이다. 일부 소실된 부분이 있지만 극동국제군사재판 속기록이 대량으로 전해진 사례는 알려진 바가 없고, 국회도서관에 1962년 발행된 재판본만이 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또 재판 첫머리에 해당하는 제1회~제6회의 원형 속기록이 새롭게 발견돼 자료적 가치를 더한다.

근현대미술 작품들도 출품된다. 특히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 이배의 작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그의 대표 연작으로 2021년작인 ‘불로부터(Issu du Feu)’(5500만~8000만원)는 세로 폭이 2m 넘는 대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 박수근의 1963년작 ‘목련’(2억3000만~4억원)은 작가 사후 마련된 유작전에 전시된 작품 중 하나로, 작가 특유의 우둘투둘한 재질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구사마 야요이의 2018년작 ‘Infinity Nets(LFVUK)’(추정가 별도 문의)는 노란색 배경에 붉은 선들로 가득 채워진 작품으로 강렬한 색채의 조합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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