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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씨, ‘얼탱이’ 없던 게 그새 풀렸어요?[연예기자24시]

스타투데이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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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씨, ‘얼탱이’ 없던 게 그새 풀렸어요?[연예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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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퉤!’ ‘맥이고 싶네’ ‘짜증난다’더니…소속사에 혼난 건 아니고요?


더보이즈 선우. 사진l스타투데이DB

더보이즈 선우. 사진l스타투데이DB


하나를 본다고 열을 알진 못하겠지만, 선배의 진심어린 조언에 ‘얼탱이’로 받아치니 ‘인성’은 대략 알겠다. 단 몇 초의 영상으로 구설에 올랐으나, 그 이후 진심으로 내뱉은 발언들로 더 큰 실망감을 안겼다.

여론 악화로 치명타를 입자, 소속사가 대신 사과를, 본인 역시 뒤늦게 고개는 숙였지만, 이미지 복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억지스런 타이밍, 그래서 그 진정성도 의심되는, ‘더보이즈’ 선우다.

선우는 최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으로 ‘인성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돌은 소리 지르고 헐레벌떡 경호원’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는 경호원이 선우가 떨어트린 에어팟을 대신 주워주는 장면이 담겼다.

문제는 영상 속 선우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려던 중 무선 이어폰을 떨어트린 것을 인지하고는 “내 에어팟!”이라고 크게 소리만 쳤을 뿐 스스로 주우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 부동 자세로 가만히 있는 그에게 주변에 있던 경호원이 다가와 에어팟을 주워 건넸고, 선우는 별다른 (감사) 인사 없이 이를 한 손으로 받았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자, 선우는 “나는 뭐가 떨어진지 모른 상태에서 어리둥절하다가 에어팟인 걸 알고 ‘내 에어팟’하고 눈으로 찾았는데 주워주신 것”이라며 “(경호원에게) 받으면서 고개 숙이지 않고 ‘감사합니다’라고 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됐던 더보이즈 선우 영상, 나나 댓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논란이 됐던 더보이즈 선우 영상, 나나 댓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감사 인사 여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실수나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남을 통해 해결하는 게 그저 당연해보이는, 도움을 받는 게 지나치게 자연러운 태도가 문제였다. 더군다나 인사조차 제대로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더욱 더 비호감일 수밖에.


오랜 경력의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가 직언에 나섰다. 그는 선우의 영상에 “혼나야겠네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일부의 선우 팬들은 나나의 계정에 “몇 초밖에 안 되는 단편적인 영상만 보고 사람을 단정 짓고 댓글을 단다는 게 정말 실망스럽다”, “더보이즈 선우에게 사과문 써라” 등 ‘댓글 폭격’에 나섰다. 하지만 여론은 나나의 지적이 지극히 상식적이란 의견이 대다수였다.

나나는 “떨어진 에어팟을 보면서 (선우가) ‘내 에어팟’이라고 모두에게 들리도록 크게 얘기를 했다, 몇 발짝 되지 않는 곳에 시선을 두고 그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면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거니까, 영상을 다시 보고 다시 봤다. 난 그가 누군지 모르지만, 만약 내 옆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난 지금처럼 똑같이 얘기했을 거다. ‘혼나야겠는데?’ 덧붙여 ‘그런 행동은 어디서 배웠니’라고 말이다”라고 재차 맞섰다.

마침내 본인(선우)이 등판했다. 그제서라도 성숙한 대처를 보여줬다면 참 좋았겠지만, 오히려 대중과 기싸움을 벌이더니, “내가 미쳤다고” “얼탱이 없네” “에잇 퉤!” “맥이고 싶네” “짜증이 난다” 등 감정적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앞에 팬들 다 있는데 미쳤다고 경호원보고 에어팟 주워 오라고 소리를 치겠냐. 얼탱이(어이)가 없다. 그렇게 보인 점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려고 하다가도, 그 몇 초 영상으로 선 넘는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게 내 할 말 했다고 욕을 이렇게나 먹는다는 게...사람들 참 무섭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경호원에게 소리친 것으로 보여 문제가 된 게 아닌데. 자신의 물건을 떨어뜨린 걸 알았으면 스스로 주웠으면 될 것을, 굳이 그 사실을 소리쳐 알린 뒤 경호원의 도움을 받고, 그 도움에 대해 오해가 생길 정도로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다는 것. 한 손으로 대충 받아 자기 갈 길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행동이 자칫 거만해 보일 수 있었고, 필요 이상의 의존성이 너무 몸에 베어 있다는 게 문제였던 것.

선우는 그럼에도 여전히 쟁점을 파악하지 못한 채 “정도껏 해야지 입 다물고 넘어가든지 하지. 말을 안 하면 곪아 썩을 것 같아서 얘기하겠다. 더비(더보이즈 팬덤)한테 무식한 말들로 상처 주는 게 너무 어이없어서 초능력이 있다면 그 모두에게 하와이안 피자를 맥이고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난다. 에잇 퉤. 이제 진짜 언급 안 하겠다”라고 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선우가 팬 소통 플랫폼에 작성한 글. 사진l온라인 커뮤니티

선우가 팬 소통 플랫폼에 작성한 글. 사진l온라인 커뮤니티


물론 짧은 영상을 보고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다. 하나를 보고 열을 알기도 힘들다. 갑작스러운 질책과 비난 화살에 두렵고 또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그가 보여준 본능적 행동은 그야말로 더 예의가 없었다. 오해가 있었다면 해명을, 억울함을 느꼈다면 그 심경을, 심지어 사과까지, 차분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밝히면 되는 거였다. 소속사가 없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이미지가 급락하자 소속사가 먼저 나섰고, 선우 또한 사과문을 내놨다. 안타깝게도 누가 봐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 와서야 말이다.

그는 “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성숙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선 넘는 비난들로 입은 상처를 방어하려던 제 언행이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며 “앞으로 저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란 것을,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마음이 정말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증명해 나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좀 더 빨리, 아니면 적어도 앞서 뱉은 발언들을 하지 않고, 내놨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 시작이 단 몇 초의 오해의 소지가 분명 있을 수 있는 영상에서 시작됐기에, 충분히 바로 잡을 수 있었다.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일을 키웠다. 이미지 회복의 키도, 대중의 마음을 돌리는 것도, 결국 스스로에게 달렸다. 그의 행동은 미쳐서가 아니라 어떤 의미로든 미숙해서 그런 걸 테니 말이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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