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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내년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 대표팀 주장을 맡게 됐다.
저지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 브롱크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대표팀 주장에 발탁된 소감을 전했다.
저지는 "나라를 대표할 기회는 정말 특별한 일이다. 나라를 위해 싸우고 목숨을 바친 용감한 남성과 여성을 생각하면, 나라를 대표해 대회에 출전하는 것조차 겸손하게 만든다"며 "내가 너무 나이 들기 전에, 데로사 감독이 나를 더는 원치 않기 전에 (미국 대표팀 주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1992년생인 저지는 2013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담금질을 거쳐 2016 시즌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고, 빅리거 2년차였던 2017 시즌 52홈런을 쏘아 올리며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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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는 2022 시즌 슈퍼스타의 반열에 완전히 올라섰다. 62홈런을 쏘아 올리며 양키스 레전드 로저 매리스가 1961년 기록한 61홈런을 뛰어넘었다.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61년 만에 갈아치웠다.
배리 본즈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73홈런, 1999년 마크 맥과이어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70홈런, 새미 소사도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3차례나 시즌 60홈런 고지를 밟았지만 세 사람 모두 은퇴 후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밝혀지면서 추락했다. 사이 좋게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입성에 실패했다.
반면 저지는 각종 도핑 규정이 강화되고 금지약물 복용이 엄격하게 금지된 시대에 60홈런을 쳐내면서 '청정 홈런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2 시즌을 마친 뒤 양키스와 계약기간 9년, 총액 3억 6천만 달러(약 475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저지는 다만 2023 시즌을 앞두고 열린 제5회 WBC에서는 FA 계약 첫해 소속팀 양키스에 집중하기 위해 출전을 고사했다. 저지가 빠진 미국은 일본에 밀려 대회 2연속 우승이 불발, 준우승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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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의 WBC 출전은 2026년 제6회 대회가 처음이다. 2017 WBC의 경우 빅리그에 막 데뷔한 상태에서 열렸기 때문에 대표팀 선발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2023년 대회는 상기한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저지는 2024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158경기에 출전, 타율 0.322(559타수 180안타) 58홈런 140타점 10도루 OPS 1.159의 성적을 찍었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2022 시즌 62홈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OPS는 0.048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빅리그 전체 홈런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저지는 2025 시즌에도 메이저리그를 지배 중이다. 지난 14일 기준 타율 0.357, 6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28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OPS는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전체를 통틀어 1위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2위로 저지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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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26 WBC에서 멕시코, 이탈리아, 영국, 브라질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 토너먼트 진출이 확실시된다.
한국은 지난 2006년 WBC 초대 대회에서 미국과 격돌한 바 있다. 당시 초호화 멤버를 구성한 미국을 본선 2라운드에서 7-3으로 격파하는 세계 야구 역사상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한국은 당시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이자 2005 시즌 KBO리그 MVP 손민한이 선발투수로 등판, 메이저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삼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짜릿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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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026 WBC에서 저지가 이끄는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최대 준결승에 진출해야 한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일본, 호주, 체코, 대만과 C조에 편성됐다.
2026 WBC는 본선 진출 20개국이 A, B, C, D 네 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2위가 8강에 진출한다. 8강 토너먼트는 A조와 B조, C조와 D조 팀들이 격돌한다. 각 조 1위가 다른 조 2위와 맞붙는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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