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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수괴 재구속" "사기 탄핵 무효"…尹 첫 형사재판에 법원 앞 대치 [尹 형사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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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인근서 규탄·지지 집회

양측 같은 장소 몰려 고성 충돌
경찰, 바리케이드로 진영 분리

인근 직장인들 통행에 큰 불편
“눈 마주쳤다고 욕설 듣기도 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 첫 형사재판이 열린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은 지지자와 반대자가 한데 모여 혼란이 빚어졌다. 윤 전 대통령 엄벌을 촉구하는 집회 측은 “다시 구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무죄”를 주장했다.

세계일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윤 전 대통령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시민단체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분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이끌어온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9시 법원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을 촉구했다. 비상행동은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내란수괴 윤석열의 헌법·법률 위반을 판단했고, 김성훈 경호처 차장을 중심으로 비화폰 증거인멸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일말의 반성 없이 극렬 지지자를 선동해 내란 행위를 이어가려는 윤석열을 법원이 직권으로 재구속하고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복남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12월3일 그날 이후 윤석열은 국민에게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파면되고 사법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재판부가 윤석열에게만 지하 주차장 특혜를 부여하고, 사진촬영도 못 하게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상식과 정의의 이름으로 이 땅에 쿠데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벌에 처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재구속하라’, ‘윤석열 심판하고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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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같은 장소로 몰리면서 양측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충돌이 벌어졌다. 지지자들은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지르며 비상행동 회견을 방해했다. 분위기가 과격해지자 경찰은 바리케이드로 진영을 분리하면서 충돌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경찰에게 욕설하며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윤 어게인(Yoon again)’이 적힌 피켓을 들고 “사기탄핵 원천 무효”, “이재명 구속” 등을 외쳤다.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오전 9시50분쯤 법원 동문을 지나쳐 청사로 진입하자,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연호하기도 했다. 경찰은 중앙지법 인근에 기동대원들을 배치하고, 차벽을 설치해 경계를 강화했다. 법원도 차량 출입을 제한하고 청사 출입구에서 신분증 검사를 하는 등 보안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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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이 열린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관계자들이 직원과 일반 출입자를 구분해 입장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집회·시위 탓에 인근 직장인들은 불편을 겪었다. 취재진과 만난 신모(52)씨는 “하루이틀도 아니고, 업무를 거의 못 보는 상황”이라면서 “업무상 법원을 가는 일이 많은데, 시위대 때문에 멀리 돌아가야 한다.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만으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욕을 듣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한서·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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