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만물상] 오바마의 사생활

속보
트럼프 "2∼3주 안에 중국 관세율 정할 것...중국과 매일 접촉"
조선일보

일러스트=이철원


2013년 12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영결식에 세계 지도자들이 모였는데, 여기서 찍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사진이 구설을 낳았다. 오바마가 덴마크의 여성 총리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활짝 웃으며 대화하는데 부인 미셸 여사가 마치 이를 노려보는 듯한 시선이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금발에 푸른 눈, 훤칠한 키로 유명한 덴마크 총리와 셀카까지 찍는 동안 미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논란이 일자 보수 성향 뉴욕포스트엔 “추파나 던지는 오바마(Flirty Obama)는 아내와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글까지 실렸다.

▶오바마는 하버드 로스쿨에 다니던 1990년 로펌에 인턴을 하러 갔다가 동문인 미셸을 만나 2년 후 결혼했다. 그 전에 오바마가 깊게 사귄 연인 3명은 백인이었고, 그중 일본계 혼혈 여성에게는 청혼도 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정치적 야심을 키우면서 이 혼담은 흐지부지됐다. 2017년 출간된 전기(傳記)에 따르면 이 무렵 오바마는 친구들에게 “백인 아내를 두기엔 내가 충분히 검지 않다”고 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백인인데 결혼까지 백인과 하면 흑인들 지지를 받기 힘들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정계 입문 전 이혼·재혼을 한 레이건과 트럼프를 제외하면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이혼한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결혼 생활에 문제가 없지는 않았다. 미국 유일의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아내의 비서였던 여성과 30년간 밀회했다. 그의 아내는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도 바람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거액 기부자의 연인과도 관계를 가질 만큼 바람둥이였는데, “내가 존 F 케네디보다 더 많은 여자를 안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리기 전까지 미국 언론은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해 별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요 언론이 쓸 기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워런 하딩 대통령은 애인을 여럿 두었고, 한 여성과는 딸까지 낳았다. 이 여성은 하딩의 사후 “백악관에서 여러 번 밀회를 했는데, 경호원들이 퍼스트레이디가 오는지 망을 봐줬다”고 폭로하는 책을 썼다.

▶최근 오바마의 일정에 부인이 연달아 동행하지 않아 ‘이혼설‘이 퍼지자, 미셸이 부인하고 나섰다. 지난해엔 오바마와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애니스턴이 사귄다는 루머가 돌아, 애니스턴이 부인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알려진 오바마의 이미지와 달라 의외라는 느낌을 준다. 올해로 결혼 33주년이라니, 이런저런 고비도 있는가 보다.

[김진명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