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영, 매각 직후 유상감자로 '2700억원 자금 유출' 논란

[사진=지오영 홈페이지]

[필드뉴스 = 이승철 기자] 의약품 도소매업체인 지오영의 최대주주가 매각 직후 유상감자를 단행, 2700억원의 자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도소매 업체인 지오영의 최대주주 조선혜지와이홀딩스(이하 조선혜지와이)는 지난해 상반기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바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선혜지와이는 지난해 약 2746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유상감자는 자본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걸 말한다. 자본이 감소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재무구조가 부실해질 우려가 있지만, 주주환원이라는 점에서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주목되는 점은 유상감자 시기다. 조선혜지와이 법인등기에 따르면 유상감자로 인한 자본금 감소는 지난해 7월 초에 이뤄졌다.

지난해 7월 초는 MBK가 조선혜지와이 지분 71.6%를 취득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MBK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MBK 인사들로 이사회 구성원이 바뀌자마자 유상감자로 약 2000억원(2746억원의 71.6%)의 회수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유상감자로인해 조선혜지와이의 재무구조는 더욱더 부실해졌다. 2023년 말 연결기준 506%였던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600%로 대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819억원에서 461억원으로 4분의 1 토막이 났다.

지난해 조선혜지와이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을 뿐 아니라, 당기순손실로 전환했다. 유상감자가 회사 재무 사정과 무관하게 주주들의 이익만을 위해 이뤄졌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조선혜지와이 외에 홈플러스, 메디트, 오스템임플란트 등 MBK가 인수한 기업에서 배당이나 유상감자로 대규모 현금 유출이 빠르게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점은 눈길을 끄는 요인이다.

한편 조선혜지와이 등기임원은 총 5명이다. 창업자인 조선혜 대표이사를 제외하면 모두 MBK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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