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놀이터 시설 바꾸는데...연내 공개 예정
케이크 포장서 플라스틱 칼 빼고, 식빵 클립 바꿔
"이해 관계자의 행복과 건강 추구하는 기업 목표"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 매장에 가면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분홍색 플라스틱 숟가락, '핑크 스푼'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배스킨라빈스는 2024년 5~7월 이 핑크 스푼을 대거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모은 핑크 스푼은 총 1만7,000개에 이른다.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는 같은 해 6월 핑크 스푼 수거함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수거가 간단히 끝났다.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에 있는 18개 직영 매장이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다소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핑크 스푼을 최소 20개 모아 반납하는 조건으로 네 차례 선착순 신청을 받아 총 1,000명에게 수거 봉투를 보낸 뒤 택배로 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소비자 호응은 뜨거웠다. 수거 봉투를 받은 신청자의 70% 이상이 2주 안에 핑크 스푼 20여 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회사는 이들에게 배스킨라빈스 제품 쿠폰을 제공했다. 이세진 배스킨라빈스 IMC팀 대리는 "신청자 접수는 30분 만에 마감됐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며 "구매한 제품 포장에 들어 있던 핑크 스푼뿐 아니라 주변 것까지 모아서 100개를 보낸 고객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 비닐 포장을 뜯지도 않은 핑크 스푼을 반납하기도 했다"며 "그만큼 고객들 집 안에 쌓인 핑크 스푼이 많고 (재활용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케이크 포장서 플라스틱 칼 빼고, 식빵 클립 바꿔
"이해 관계자의 행복과 건강 추구하는 기업 목표"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
배스킨라빈스 '핑크 스푼' 이미지. SP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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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 매장에 가면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분홍색 플라스틱 숟가락, '핑크 스푼'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배스킨라빈스는 2024년 5~7월 이 핑크 스푼을 대거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모은 핑크 스푼은 총 1만7,000개에 이른다.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는 같은 해 6월 핑크 스푼 수거함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수거가 간단히 끝났다.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에 있는 18개 직영 매장이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다소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핑크 스푼을 최소 20개 모아 반납하는 조건으로 네 차례 선착순 신청을 받아 총 1,000명에게 수거 봉투를 보낸 뒤 택배로 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소비자 호응은 뜨거웠다. 수거 봉투를 받은 신청자의 70% 이상이 2주 안에 핑크 스푼 20여 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회사는 이들에게 배스킨라빈스 제품 쿠폰을 제공했다. 이세진 배스킨라빈스 IMC팀 대리는 "신청자 접수는 30분 만에 마감됐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며 "구매한 제품 포장에 들어 있던 핑크 스푼뿐 아니라 주변 것까지 모아서 100개를 보낸 고객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 비닐 포장을 뜯지도 않은 핑크 스푼을 반납하기도 했다"며 "그만큼 고객들 집 안에 쌓인 핑크 스푼이 많고 (재활용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스킨라빈스는 이 많은 핑크 스푼을 다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 서울 시내의 한 낡은 어린이 놀이터를 놀이 정원으로 탈바꿈하는 데 이를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 장소는 알리지 않았으며 "물리적 재활용을 진행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플라스틱을 잘게 갈아서 놀이 정원 조형물 등 시설의 재료로 쓴다는 뜻이다. 배스킨라빈스는 이 정원을 올해 안에 공개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핑크 스푼의 소재는 나무로, 아이스크림 용기인 블록 팩 소재는 종이로 바꿨다.
파리바게뜨도 "일회용 칼 아웃(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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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의 ‘일회용 칼 줄이기 캠페인’ 홍보 장면. 2022년 2월부터 전국 매장의 케이크·파이류 포장에서 플라스틱 칼을 빼고, 이를 원하는 고객에게만 제공하고 있다. SP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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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파리바게뜨도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2022년 2월 전국 3,400개 파리바게뜨 매장의 케이크·파이류 제품 포장에서 플라스틱 칼을 빼는 일회용 칼 줄이기 캠페인을 본격 시작한 것이다. 다만 구매 고객이 먼저 요청할 때는 일회용 칼도 준다. 이 캠페인은 2021년 11월 소비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벌이기 시작한 '빵 칼 반납 운동'에 호응해 일부 매장에서 시작한 것을 모든 매장으로 확대 적용한 것이라고 한다. 이로써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약 110톤(t) 이상 줄이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019년 1월부터 플라스틱 컵에 인쇄 대신 양각으로 로고를 새겨 커피 등 음료수를 내놓았다. 플라스틱 컵에 잉크를 쓰면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던킨과 배스킨라빈스도 플라스틱 빨대 없이도 마실 수 있는 친환경 음료 포장 용기를 쓰고 있다고 SPC그룹은 밝혔다.
SPC그룹 ㈜샤니는 식빵 포장재를 여미는 클립 소재를 기존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바꾸기도 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제빵공장이 있는 이 회사는 시의 제안으로 2024년 6월부터 두 개 식빵 제품의 클립 소재를 이같이 바꿨다. 시의 탄소 저감을 위한 플라스틱 감축 사업에 적극 협력한 셈이다. 종이와 플라스틱을 각각 1톤씩 소각했을 때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비교하면 종이는 15.2㎏, 플라스틱은 2,748㎏으로 180배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군에서 클립의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 고려한 제품 개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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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의 식빵 포장재를 여미는 데 썼던 플라스틱 클립(위)과 새로 도입한 종이 클립. SP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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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은 제과·제빵·식음료 등이 주력 사업인 기업 집단이다. 자연 생산품의 포장재나 용기에 플라스틱을 많이 써왔고 일반 시민의 소비량도 많다. 이 때문에 이들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것은 물론 고객 참여를 적극 이끌어 영향력을 키우는 게 이들이 펼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활동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친환경 제품과 생산 체계는 외부 기관의 검증을 거쳤다. 그룹의 포장재 생산 계열사로 수성 잉크 포장재 등을 상품화한 SPC팩은 2020년 한국이슬람중앙회(KMF)로부터 무슬림이 써도 된다는 뜻이 담긴 '할랄'(Halal) 인증을 받았다. 이 회사는 2023년에는 GRS(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과 FSSC 22000(Food Safety System Certification 22000) 인증도 땄다.
SPC그룹 측은 "이해 관계자 모두의 행복과 건강을 추구하는 기업이 된다는 ESG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근무 환경·제품 확대라는 ESG 추진 전략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을 고려한 제품 개발 확대 전략 과제 아래 친환경 패키징 연구·개발 및 제품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녹색 인증 포장재 개발·적용 외에도 배스킨라빈스 핑크 드림 캠페인, 배스킨라빈스 블록팩, 샤니 식빵 퀵록 등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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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기업 이미지(CI). SP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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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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