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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잠비크 코랄 북부 가스전 사업/그래픽=임종철 |
삼성중공업의 3조원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수주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은 고부가 제품인 FLNG 수주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외신 및 조선 업계에 따르면 모잠비크 정부는 최근 코랄 북부 가스전에 대한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ENI의 개발 계획을 승인했다. 투자 규모는 약 72억 달러(약 10조5000억원)다. 이에 따라 향후 30년 동안 모잠비크 로부마 분지 연안에서 연 355만톤의 LNG가 생산될 예정이다. 생산 시작 목표는 2028년 하반기다.
삼성중공업이 기다려온 소식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한 FLNG 생산설계를 해온 곳이 삼성중공업이기 때문이다. 모잠비크 정부의 본격적인 발표가 있었기에 조만간 공식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조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수주 규모는 25억 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잔액(22억 달러, 지난 8일 기준) 보다도 큰 금액이다.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 FLNG를 공급했던 트랙레코드를 갖고 있다. 지난 2022년 ENI가 역시 추진했던 코랄 남부 프로젝트에 FLNG 납품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었다. 2021년 진행된 이 FLNG(코랄 술) 출항식에는 필리프 자신투 뉴지 당시 모잠비크 대통령 내외가 직접 삼성중공업 거제사업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FLNG 분야에서 삼성중공업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발주된 FLNG 프로젝트는 총 10기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인 5기가 삼성중공업의 몫이었다. 중국산 FLNG가 최근 떠오르고 있었지만, 미국의 중국 조선소 제재가 강해지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이 글로벌 FLNG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굳힐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LNG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고, LNG 자체가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적은 연료이기도 해서 FLNG 수요가 늘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FLNG는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LNG로 액화해 저장·하역까지 할 수 있는 복합 해양플랜트다. '바다 위 LNG 공장'으로도 불린다.
삼성중공업도 FLNG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매년 1~2대씩의 안정적 수주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FLNG의 경우 1대당 수주금액이 2조~3조원대에 달할 정도로 볼륨이 크고, 이익율은 10% 수준이어서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으로 불린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98억 달러)를 전년비 33%, 영업이익 목표(6300억원)를 25.3% 올려잡았는데, FLNG가 호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에 대해 "다수의 FLNG 수주 풀을 확보한 가운데, 사실상 독주체제를 만들었다"며 "설계-도크-진수의 공정 스케줄 시차를 통해 안정적 관리를 시현 중으로, 공정 부하도 문제 없다"고 평가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FLNG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환경의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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