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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강도 사건 충격이 심했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수문장 안드레 오나나가 뉴캐슬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리옹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연달아 범한 뒤, 구단은 그에게 '정신적 재정비'의 시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3일(한국시간) "오나나는 일요일(13일) 열리는 뉴캐슬전 원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는 최근의 경기력 부진과 심리적 압박을 고려한 결정으로, 일시적인 조치이며 선수 본인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맨유 구단은 이번 결정이 일시적인 것이며, 오는 18일 열리는 유로파리그 2차전 홈경기에서는 오나나가 복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BC'는 "이번 제외는 징계성 조치가 아니며, 그가 팀의 중요한 일원임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 또한 "오나나가 1차전에서 범한 실수들이 그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끼쳤으며, 감독은 그가 일시적으로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상황을 정리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로테이션이나 컨디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최근 이어진 경기력 부진과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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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열린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오나나는 리옹의 두 골 모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실책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반에는 티아고 알마다의 프리킥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그대로 골문을 허용했고, 후반 추가 시간에는 코렌텡 톨리소의 중거리 슈팅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라이언 셰르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가디언'은 이에 대해 "오나나는 이날 경기에서 두 차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이는 팀의 2-2 무승부로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루벤 아모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선수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지만, 당분간 그를 벤치에 두는 것이 유익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나나를 둘러싼 논란은 이날 경기 전부터 시작됐다. 경기 전에 열렸던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미 전 맨유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와의 설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영국 대중지 '더선'에 따르면, 오나나는 리옹과의 경기를 앞두고 "우리는 리옹보다 훨씬 나은 팀"이라고 말했는데, 이 소식을 듣고 분노한 마티치가 "그는 맨유 역사상 최악의 골키퍼 중 하나"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후 오나나가 "나는 맨유에서 트로피(FA컵 우승)를 들어 올렸지만 마티치는 그렇지 못했다"고 반박하며 해당 논란은 더욱 커졌다.
매체는 이에 대해 "오나나는 리옹전 참사 이전부터 이미 팀 내외부에서의 비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일부 선수들은 리옹전 직후 그가 교체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면서 이번 명단 제외는 경기 전부터 암시됐음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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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나나의 최근 부진은 단순히 경기장 안에서의 실수로만 설명되기 어려운 정황도 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나나의 아내 멜라니 카마유는 지난 3월 말 영국 체셔주 알더리 에지의 고급 레스토랑에 도착하던 중 강도를 당했다. 범인은 그녀의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을 노려 그녀의 에르메스 핸드백과 롤렉스 시계를 강탈했으며, 이 사건 이후 오나나 가족은 24시간 보안 인력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가디언'은 "이 사건은 오나나의 가족 모두에게 충격이었으며, 경기 외적인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었다"고 전했다. 당시 피해 금액만도 수천만 원대에 이르렀으며, 이는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서 신변의 위협까지도 포함되는 심각한 사안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나나의 공백을 메울 골키퍼는 맨유의 서브 골키퍼 알타이 바인디르다. 그는 이번 뉴캐슬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며, 이는 그의 시즌 여섯 번째 출전이자 첫 리그 경기다. 바인디르는 올 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으며, 컵대회에서만 출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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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맨유는 이번 여름 골키퍼 포지션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아모림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골키퍼진을 개편할 계획이다. 바인디르는 팀을 떠날 수 있으며, 베테랑 골키퍼 톰 히튼은 선수 계약이 만료되지만, 코치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오나나의 부진, 바인디르의 신뢰도 부족, 그리고 팀의 전반적인 재정비 계획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뉴캐슬전은 맨유에게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프리미어리그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시점에서 수비라인의 핵심인 골키퍼가 교체되는 것은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뉴캐슬 원정은 결코 쉬운 일정이 아니며, 팀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뉴캐슬 유나이티드 역시 평상시와는 다른 분위기다. 구단은 지난 12일 공식 발표를 통해 에디 하우 감독이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맨유전에서는 감독 없이 팀이 경기를 치르게 됐고, 양 팀 모두 비상 상황 속에서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루벤 아모림 감독이 앞으로 골키퍼진 선발 출전에 대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그리고 오나나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고 골문을 지킬 수 있을지, 맨유의 남은 시즌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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