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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국서 안낳고"…中본토서 홍콩 '원정출산' 다시 증가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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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원정출산 입국 거부 1154명…2020년比 5배
홍콩 병원 출산 예약 확인서 있어야 입국 허가
"남편이 홍콩인이거나 거주권 소유하면 예약 가능"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인 여성이 원정 출산을 위해 홍콩을 찾는 사례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병원을 예약하지 않아 입국을 거부 당한 사례도 함께 늘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현지시간) 홍콩 이민국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국경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비(非)현지 임산부 수가 1154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227명과 비교해 5배나 급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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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홍콩은 2001년부터 자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에게 거주권을 부여했다. 이후 홍콩 거주자가 아닌 남편을 둔 중국 본토 임산부가 갑자기 응급실에 나타나 아기만 낳고 돌아가는 사례가 급증했다. 산부인과 병실이 부족해 홍콩 거주자가 피해를 입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중국 본토 출신 부모를 둔 아이들 중 일부가 가사도우미와 홍콩에서 둘이서만 지내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홍콩은 2013년부터 임신 후기(28주 이상)의 비홍콩인이 방문객 자격으로 입국할 때 자국 병원에서 발급한 출산 예약 확인서를 이민국에 제출토록 정책을 변경했다.

남편이 현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비거주 여성은 개인 또는 공립 병원에서 출산이 금지된다. 남편이 거주권을 소지한 비거주 여성은 개인 병원을 통해 출산을 예약할 수 있다. 확인서가 없으면 입국을 거부당할 수 있다.

홍콩에서 아이를 낳은 비홍콩인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해인 2019년 4426명에 달했다. 이후 팬데믹을 겪으며 2020년 2498명, 2021명 1392명, 2022년 1248명으로 줄었으나, 2023년 1679명, 2024년 2396명 등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3년은 중국 본토와 홍콩 국경이 다시 열린 해다.


2019~2024년 원정 출산에 성공한 1만 3638명 가운데 1만 1199명(82.1%)은 중국 본토 출신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8명 꼴이다.

홍콩에서 아기를 출산한 대부분의 여성은 ‘재능 비자’ 소지자의 아내이거나, 남편이 홍콩 신분증을 소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은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노동 가능한 인구 수가 줄어들자 2022년 말부터 세계 100대 대학 졸업자 등에게 2년짜리 취업 비자, 이른바 재능 비자를 발급해주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선 홍콩 원정 출산을 위한 ‘지침’들이 공유되고 있는데, 재능 비자를 먼저 취득하면 산부인과에 예약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에 홍콩은 실제 입국 목적과 신고된 입국 사유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2023년 공표했다.

SCMP는 “홍콩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는 어떠한 권리도 부여되지 않으며, 추가 자격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면서도 “홍콩에서 태어나 중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부모의 출신 국가와 관계없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고 짚었다. 다만 이 때의 영주권 자격은 21세까지만 유효하며, 이후엔 본인이 직접 자격을 신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