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북부 마지막 병원까지 파괴…“전쟁범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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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앞에서 아이를 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재개한 이스라엘군이 전방위 무력 공세로 점령 지역을 무차별 확대하고 있다. 가자 남부의 라파를 완전히 장악한 데 더해 북부 베이트하눈, 자발리아에서도 공습을 이어가면서 가자 주민들이 서쪽 지중해 해안으로 밀려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모라그 축선의 점령을 완료했다”며 “필라델피 회랑과 모라그 사이 전체 지역이 이스라엘 안보 구역의 일부가 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모라그 축 장악 의사를 밝힌 지 열흘 만이다.
카츠 장관은 “이스라엘군 활동은 곧 가자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하마스를 제거하고 전쟁을 종식할 마지막 순간”이라고 했다. 거주민을 몰아내고 가자를 개발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의 리베이라’식 구상도 언급됐다. 카츠 장관은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 따라,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다른 국가로의 자발적 이주도 제공될 것”이라고 했다.
남부 라파와 칸유니스 사이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 모라그를 이스라엘군이 장악하면서 가자 전체 면적 5분의 1가량에 해당하는 지역이 이스라엘 손에 넘어가게 됐다. 라파는 가자 주민들에게 국제사회 구호물자가 전달되는 핵심 통로로 역할해 온 곳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협상 1단계가 만료된 후 지난달 18일부터 가자지구를 대상으로 한 무력 공세를 재개했다. 가자 전역에 대피령을 내려 약 40만명에 이르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피란길에 오르게 됐다.
이번 공습으로 가자 북부에서 마지막 남은 병원도 운영이 중단됐다. 알자지라는 알아흘리 병원의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용 산소 공급 시설 등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가자 자치 당국은 최근 재개된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의료시설 35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알아흘리 병원 공격 사실을 인정하며 “이 병원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 민간인과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계획·실행하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중재국과 휴전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로 대표단을 파견해 이집트·카타르 당국자들을 만나 휴전 관련 회담을 진행했다. 그간 미국·이스라엘이 동의한 ‘1단계 휴전 연장안’과 하마스가 주장하는 ‘2단계 휴전안’이 충돌하며 교섭이 공전해왔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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