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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 시장은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을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선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합리적 보수로 꼽히는 두 주자가 연달아 당을 외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6·3 대선을 앞두고 중도 확장은 물론 경선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외부 인사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차출론이 더해져 당 내부 균열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오 시장은 당초 예고한 출마선언을 하루 앞둔 12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를 전격 발표했다. 오 시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보수 정치는 국민 여러분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며 "과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올렸다.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패배 후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에 분노한다"고 쓴소리도 했다. 다만 대선 불출마는 언급하지 않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한 달은 우리의 시간"이라며 경선을 통한 분위기 반전을 자신했다. 예능 프로그램까지 언급하며 대중적 인기가 높은 후보들의 경쟁을 기대했다. 하지만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의 이탈로 힘이 빠졌다.
대선 후보로 한 대행이 계속 거론되면서 논란만 키웠다. 국민의힘 3선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행은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면 안 된다"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과 미중의 패권전쟁, 극심한 갈등과 분열의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 60명가량이 성 의원과 뜻을 함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기자회견 형식으로 입장을 밝히려다 당내 대권 주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취소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당 일각에서 국가 비상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 중인 한 대행마저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 대행이) 대행으로서 역할에 집중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핵심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경쟁력 있는 인사가 우리 당 후보를 뽑는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좋지만 의원들이 (한 대행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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