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소감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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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토리제이컴퍼니〉 |
권수현은 지난 12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에서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염희철' 역을 맡아 겉으로는 거만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염희철을 입체적으로 표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
히 그는 여은남(홍화연)을 향한 애틋한 사랑부터 서동주(박형식)에게 열등감과 질투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한 권수현은 '보물섬'을 통해 또 한 번 강렬한 존재감을 입증한 바, 염희철에 완벽히 녹아들었던 권수현의 일문일답 인터뷰를 전한다.
다음은 종영 '보물섬' 권수현 일문일답 전문
-'보물섬' 종영 소감을 전한다면.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촬영을 마치고 나니 즐거웠던 순간들이 많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참여한 작품이라 시작 전부터 많이 설레었고 대사 한 줄 한 줄 열심히 준비하며 촬영에 임했다. 대본도 너무 좋았고 함께한 배우분들 역시 훌륭해서 첫 촬영이 기다려질 정도로 기대감이 컸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좋은 작품을 만난다는 게 배우로서 얼마나 큰 복인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보물섬'을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염희철'은 밉지만 밉지 않은, 짠내를 자아내는 캐릭터 같다. 희철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고 싶었나.
"'보물섬'은 정치 비자금, 복수, 세력 다툼 등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작품이지만 희철이의 이야기만 따라가다 보면 이보다 더 절절한 멜로드라마도 없다고 생각했다. 희철이는 참 안쓰럽고 불쌍하게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극 중에서 희철이만 모르는 이야기들이 흘러갈 때 희철이는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은남이를 지키는 것', '동주를 이기는 것'에만 집중한다. 그 모습이 오히려 희철이를 밉지 않고 입체적인 인물로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겉으로는 잘난 척하지만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희철이가 자기 것을 지키려고 할 때 나오는 그 순수함, 그 순수함을 믿고 연기했다."
-앞서 '미남당'에서도 검사 역을 맡은 바 있다. 같은 직업군을 가진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역할을 우연히 여러 번 맡게 된 것 같다. 물론 직업이 캐릭터의 단편적인 이미지를 설명해 줄 수는 있지만 그보다는 인물이 갖고 있는 서사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검사라는 직업이 주는 특수성보다는 염희철이라는 인물 자체가 가진 감정과 관계, 이야기의 흐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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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토리제이컴퍼니〉 |
-'보물섬'에서 염희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8회 짜장면 신. 이혼하자는 여은남의 말에 희철이는 처음엔 피하려고도 해보고, 진심으로 잡아보려 하고, 매달려도 보다가… 결국엔 돈 이야기로 협박까지 한다. 희철이의 순수하면서도 약하고 또 착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희철이는 쿨하고 멋지게 “떠날 거면 떠나!” 같은 말은 절대 못하는 참 착하고 모자란 친구다. 이 장면 촬영했을 때가 해가 막 뜰 무렵이었는데 짜장면을 거의 6~7그릇 먹었던 기억도 난다."
-염희철의 순애보도 많은 반응을 이끌었다.
"앞서 말했듯 희철이의 이야기만 따라가다 보면 '보물섬'은 멜로드라마처럼 느껴진다. 동주, 은남, 희철의 삼각관계 속에서 희철이만의 멜로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감정선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반응은 '은남아, 그 정도 했으면 그냥 희철이한테 가라'라는 댓글이었다. 그 말이 왜 그렇게 반갑고 애틋하게 느껴지던지."
-염희철은 결국 성장캐(성장형 캐릭터)다. 그런 희철이의 엔딩을 어떻게 바라보나.
"희철이는 이제서야 비로소 깨달은 것 같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동주와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희철이가 늦게라도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기에 동주와의 앞날이 기대된다. 지금의 희철이가 고등학생 시절 럭비부에 멈춰 있던 희철이를 잘 꺼내줄 거라 믿는다."
-극 중 염희철은 서동주, 염장선(허준호), 여은남과 접점이 많았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형식이랑은 '상류사회' 이후 두 번째 만남이었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작품이라 더 반가웠고 즐겁게 촬영했다. 서로 캐릭터에 대해 많이 상의하면서 희철과 동주의 관계를 더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극 중에서는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지만 실제로는 형식이와 현장에서 친구처럼 지내면서 편하게 연기했다.
준호 선배님은 정말 존경하는 분이다. 같이 촬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고 그 시간들이 황홀하게 느껴졌다. 함께한 한 씬 한 씬을 소중하게 여기며 최선을 다해 임했고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한 선배님이다.
화연이와는 가장 많은 신을 함께했던 것 같다. 촬영 내내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호흡을 맞췄고 희철이의 찌질하면서도 안쓰러운 순애보를 표현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어준 배우다. 특히 카메라가 돌아가고 화연이의 눈을 보면 더 깊은 감정이 올라와 표현을 이끌어내는 좋은 배우라는 걸 느꼈다."
-배우 권수현에게 '보물섬'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앞으로의 행보도 함께 전한다면.
"30대의 끝에서 만나 40대의 시작을 함께한 작품이다.(웃음) 요즘 들어 한 작품, 한 작품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는데 '보물섬' 역시 나에게 많은 감정을 안겨준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보물섬'을 통해 배운 것들을 잘 간직하면서 다음 작품에서는 더 나아진, 좋은 연기로 찾아뵙고 싶다.
지금은 연극 '프라이드' 공연을 하고 있다. 첫 무대라 어리숙하고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참 좋은 연극이다. 많은 분들이 극장에 오셔서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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