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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봄비를 피해 우산을 쓰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이번 주말 기온이 평년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성 강풍이 불고 비나 눈이 내렸다. 일부 지역에는 우박까지 내리면서 4월이라고 믿기 힘든 날씨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대기 불안정 상태가 지속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2∼13일 기온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평년 대비 5℃ 이상 낮았다. 계속해서 눈과 비가 내렸는데 제주 한라산에는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강원 내륙과 산지에는 제법 많은 눈이 내렸고 서울에도 0.6㎝의 눈이 쌓였다. 4월 서울에 눈이 온 것은 1944년 이후 81년 만이다. 같은 기간 서울과 경기 고양 등에 때때로 지름 5㎜ 미만의 우박이 떨어지기도 했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전국에 순간풍속 시속 70㎞(20㎧) 이상, 산지 지역은 90㎞(25㎧)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관측됐다. 인천 옹진 소청도, 경북 울진 온정면에서는 시속 90㎞가 넘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기도 했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황사까지 겹쳤다. 지난 12일 발해만 북서쪽에서 발원한 황사가 서해안에 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오전 미세먼지(PM10) 1시간 평균농도가 서울, 인천, 경기, 충남, 전북, 제주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나쁨' 수준을 보였다.
이번 주말 날씨에 대해 오재호 부경대학교 환경 대기학과 명예교수는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로 인해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떨어졌고, 이 찬 공기가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서 대기 불안정이 심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강한 상승 기류가 발생해 천둥·번개와 눈·비·우박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날씨는 다음주 초까지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에 따르면 14~15일 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 5~20㎜ 내외의 비가 추가로 내릴 전망이다. 적설량은 1㎝ 안팎으로 예상된다. 북서쪽 찬 공기 영향으로 강한 바람 역시 계속 불 수 있다. 이 기간에도 아침 최저기온이 1~9℃도를 기록하는 등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강풍 등 이상기후 시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필요하면 현장의 통제나 대피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6일 이후 차차 기온이 높아지고 다음주 후반에는 평년 기온 이상으로 포근한 날씨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미세먼지 역시 오는 14일 이후로는 '보통'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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