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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보물섬'] 용두용미의 좋은 예… 시청률로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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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종영한 SBS '보물섬'
1회 6%로 출발, 최종회 15% 넘기며 흥행 성공
박형식, 새로운 터닝포인트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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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은 2조 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SBS 제공


'보물섬'이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중 최고 시청률을 남기며 종영했다. 이에 SBS는 타 방송사들보다 한 걸음 나아가며 장르물의 대가로 우뚝 섰다.

지난 12일 SBS '보물섬'의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보물섬'은 2조 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서동주는 염장선(허준호)을 향한 복수를 마쳤다. 서동주는 염장선을 습격했지만 염장선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산에너지 대표 자리에 오른 서동주는 염장선이 계속 자신을 죽이러 오는 악몽을 꿨다.

이 가운데 염장선이 있는 곳이 공개됐다. 염장선은 서동주의 계략으로 인해 대산그룹 비자금 금고에 감금돼 있었다. 지폐 더미 속에 갇힌 염장선은 전 재산 기부 각서를 쓰고 나서야 풀려났다. 이후 서동주는 여은남(홍화연)에게 금고 비밀번호를 알려준 후 바다로 떠났다. 친부인 허일도(이해영)의 유골을 뿌리며 회한에 잠겼다. 염장선은 체포됐고 지선우(차우민)는 허태윤(윤상현)을 죽였다. 사랑하는 아들이 죽음을 맞이하자 차덕희(김정난)는 정신을 놓았고 차강천(우현)의 치매 증상은 악화됐다. 결국 대산그룹의 일가는 쓸쓸한 결말을 맞이했다.

'보물섬', SBS 드라마국의 위상 높였다


'보물섬'의 스토리라인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천재 수준의 기억력을 가진 서동주가 대산그룹과 얽히게 되면서 악인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기억 상실, 출생의 비밀까지 반전의 카드로 공개되면서 다소 복잡해지는 듯했으나 오히려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1회 6.1%로 시작한 '보물섬'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동시기에 공개된 MBC '언더커버 하이스쿨'과 맞붙으면서 주말극의 접전이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박형식을 내세운 '보물섬'과 서강준의 '언더커버 하이스쿨'이 전혀 다른 색채와 장르를 뽐낸 만큼 두 작품의 대결은 치열했다.

방송 초반 1~2% 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던 '보물섬'은 회차를 거듭하며 묵직한 장르물의 매력을 한껏 전달, 승기를 빠르게 거머쥐었다. '돈꽃'의 이명희 작가 특유의 촘촘한 짜임새, '군검사 도베르만' 진창규 감독의 긴박한 연출력이 작품의 승리 비결이다. 여기에 '아기 병사'로 이름을 알린 후 꾸준히 내공을 쌓은 박형식의 호연도 흥행에 큰 힘이 됐다.


박형식은 드라마 '사운드트랙#1' '청춘월담' '닥터슬럼프'로 여러 장르에 도전했지만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얻진 못했다. 박형식이 '힘쎈여자 도봉순'과 '슈츠'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했던 것을 떠올린다면 현저하게 낮은 성적표들이다. 여기에 박형식은 주로 선택했던 로맨스를 잠시 내려놓고 야망과 독기가 가득한 주인공을 선택하면서 다시 이전의 폼을 되찾았다.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권선징악표 복수혈전이 박형식을 만나며 흥미로운 전개로 완성됐다. 기억 상실이나 출생의 비밀이 신선하지 못한 소재로 치부되긴 하나 여전히 시청자들에겐 매력적인 키워드다. 4회에서 서동주가 기억을 상실하자 시청률은 10.2%로 훌쩍 뛰었다.

허준호의 열연도 무시할 수 없다. 최종 빌런의 역할을 맡은 허준호는 16부 내내 범접할 수 없는 무게감과 아우라로 극의 긴장감을 조성했다. 때론 서동주의 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도 또 다른 판을 짜면서 두 인물의 정면승부를 끝까지 지켜보게 만들었다. 두 주연의 호연 덕분에 '보물섬'은 이른바 마의 15%를 돌파, 최종회 15.4%의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