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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대 미 아랍어뉴스채널 알후라 TV, 트럼프 명령으로 문닫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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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 3억 시청자 가진 '알 후라' 아랍어 방송 자금 차단
트럼프의 미국의 소리(VOA ) ·자유아시아방송(RFA) 폐쇄 이어
뉴시스

[메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해 12월11일 미국의 소리(VOA) 대표에 지명했던 강경 우파 정치인 캐리 레이크가 애리조나주 메사 유세에서 연설하는 모습. 그는 최근 미국의 소리와 자유아시아 방송에 이어 아랍어 알후라 방송까지 자금을 차단하고 폐쇄 작업을 맡았다. 2025. 04.13.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중동지역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3억 시청자를 가진 아랍어 방송 알 후라TV가 대부분의 직원들을 감원하고 12일부터 TV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는 방송사 측이 트럼프 정부와 일론 머스크가 "불법적으로, 무책임하게 "방송사의 운영 기금을 삭감했다며 이들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후라TV의 처지는 국제사회에 북한과 중국 등 권위주의 언론통제 국가들의 내부 소식을 전해 온 ‘미국의 소리방송(VOA)’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알후라의 제프리 제드민 대표는 보도국 기자와 직원들에게 보낸 해고 통지문에서 "트럼프 정부가 알후라 방송국과 아랍어 방송을 위해 의회가 배정을 승인한 예산을 동결했으며 가까운 시일 안에 이를 해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는 이미 포기했다"고 밝혔다.

제드민은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가 알후라, 미국의 소리 등 미국 정부 기금으로 운영되던 대외 방송들의 감독 기관인 글로벌 미디어국(USAGM)의 책임자로 임명한 캐리 레이크가 이번 감원 결정에 대한 의논조차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 했다.

AP통신이 알후라의 모기업인 중동방송네트워크(MEBN) 웹사이트에서 발췌본을 입수한 제드민의 직원들에게 보낸 작별의 편지에는 "나는 레이크가 고의로 그 동안 열심히 일해온 우리 직원들의 인건비 등 모든 자금을 차단해서 방송국을 고사 시키려는 의도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혀져 있다.


12일 AP통신의 이 문제에 대한 문의에 백악관은 답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바이 주재 알 후라 뉴스웹사이트 소속의 이집트인 기자 모하메드 알 사바프는 AP통신에게 알후라 인터넷통신과 알후라 TV방송의 모든 기자들이 이미 고용계약을 종료한다는 통보서를 이메일로 받았다고 밝혔다.

알 후라는 트럼프 정부와 머스크의 정부효율부가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 자유 유럽라디오 방송, 자유아시아방송 등 다른 해외 미국 방송에 이어 가장 최근에 감원과 자금 차단을 실시한 매체이다.


이는 트럼프가 지난 달 연방정부 조직 축소를 위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다. 행정명령은 윌슨 센터를 비롯해 VOA 와 RFA(자유아시아) 방송 등을 관할하는 글로벌 미디어국(USAGM), 민주주의 진흥재단(NED) 등 모두 7개 기관의 기능·인력 최소화를 지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VOA와 또 다른 USAGM 산하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언론이 통제되는 북한, 중국 등의 내부 소식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해당 국가에 미국의 입장과 국제사회 소식을 전하는 기능을 해왔다.

알 후라는 여러 해 동안 미국내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양쪽에서 편향된 보도라는 공격을 받아왔지만, 그래도 중동지역과 아프리카의 아랍어 방송으로는 유일하게 서방의 자유 세계의 소식을 전하는 언론으로 역시 역할을 다 해왔다.


제드민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앞으로 불과 20여 명의 기자들 만이 남아서 방송국의 존재를 온라인으로 이어가며 법정 소송으로 기금 삭감을 취소하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소리인 알 후라를 침묵시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이다"라고 주장했다.

VOA는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 활동에 대항하기 위해 1942년 설립됐으며 이후 한국 등 세계 다른 지역으로 영역을 넓혀 매주 3억6000만 인구에 48개 언어로 소식을 제공해왔지만 83년만에 침묵을 강요 당했다.

역시 USAGM 산하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언론이 통제되는 북한, 중국 등의 내부 소식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해당 국가에 미국의 입장과 국제사회 소식을 전하는 기능을 해왔다.

USAGM에서 캐리 레이크가 특별 고문을 맡아 사실상의 해체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레이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강경 우파 정치인이다.

그는 “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USAGM이 가짜뉴스 기업에 수억달러를 써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 기구는 구제가 불가능하다”고 사실상의 폐쇄를 합리화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미국의소리 방송(VOA)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단된다는 소식에 북한 중국 등 냉전시대의 미국 적국들은 환호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지난 달 사설에서 "거짓말 공장이 문을 닫는다"며 크게 환영했으며 다른 국가에서도 트럼프에게 감사한다는 멘트까지 나왔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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