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장악’ 美의회, 트럼프에 반기 어려워
관세저지 법안 통과돼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땐 무력
경기침체 대응 연준 ‘긴급 금리인하설’엔 “기대 말아야”
관세저지 법안 통과돼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땐 무력
경기침체 대응 연준 ‘긴급 금리인하설’엔 “기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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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회담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그의 관세정책을 막을 ‘구원투수’는 없는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의회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개입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의회를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저지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상원과 하원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이 장악해 트럼프에 반하는 법안을 통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령 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상원에 트럼프 관세를 저지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상원 공화당 대표 존 튠(사우스다코타)은 “그 법안은 미래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은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가 60일 이내에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종료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공화·아이오와)과 마리아 캔트웰 상원의원(민주·워싱턴)이 공동 발의했고, 민주당과 미치 매코널(켄터키) 등 공화당 의원 6명 이상이 공동 서명하며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해당 법안에 대해 “하원과 상원을 통과해 자신에게 올라오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기록적인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주는 등 경기침체 우려로 급등락을 거듭했지만 연준이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로 시장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지만 “복수의 연준 소식통들은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경기 침체가 우려될 경우 긴급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낮춰 소비와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가장 최근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변경한 시기는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때다. 지난 2020년 3월 연준은 두 차례의 긴급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했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연준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과 공동으로 기준금리를 긴급 인하했었다.
하지만 경기 지표에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연준이 나서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블룸버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며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준이 당장 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실물 경제에 영향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클 게이펀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조 라보르그나 SMBC니코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평소라면 경제가 도랑에 빠지지 않도록 연준이 ‘선제적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아서 그런 전략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도 4월 들어 예상보다 가파르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를 매월 발표하는 미 미시간대는 11일(현지시간)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50.8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3월 대비 10.9% 급락한 것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4.6)도 크게 밑돌았다. 미시간대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들어 4개월째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이번 조사에서 급증했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6.7%로 3월 대비 1.7%포인트 올랐다. 이는 미국이 10%대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던 1981년 이후 4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집계를 관장하는 조안 슈 디렉터는 “소비자들은 경기침체의 위험을 높이는 여러 경고 신호를 보고하고 있다”라면서 “사업 여건과 개인 재무, 소득,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등에 대한 기대가 이달 들어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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