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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그림자 드리운 대선…"관저 정치, 윤심 정치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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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내 선긋기 여론 확산…"내란종식 프레임 호응하는 꼴"

"당보다 자기 욕심에 윤심바라기…尹 나서면 패망"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후 일주일 만인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4.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조현기 기자 = 국민의힘 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6·3 대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이번 대선판에 짙게 드리울수록 더불어민주당이 바라는 '내란 종식론' 구도가 굳어져 불리해진다는 의견이다.

국민의힘 수도권 재선 의원은 1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선거가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선 시즌2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윤 전 대통령의 존재감을 부각하며 들고나온 '내란 종식' 프레임에 호응해 주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음에도 불구, 내란을 완전히 끝내려면 민주당의 대선 승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에도 윤 전 대통령의 관저 퇴거 장면을 거론하며 "미리 세워둔 청년 지지자들을 껴안고 오열하는 장면을 인위적으로 연출했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며 "여전히 내란이 종식되지 못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공세에도 윤 전 대통령은 직간접적으로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다. 변호인단 혹은 사저 방문자를 통한 언급들이 진보 진영에 번번이 빌미를 내주는 일이 반복되자 보수 진영 내 우려가 증폭되는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복귀하면서 "지난겨울에는 많은 국민들, 그리고 청년들께서 자유와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한남동 관저 앞을 지켜주셨다. 추운 날씨까지 녹였던 그 뜨거운 열의를 지금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며 "이제 저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윤 전 대통령은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일부 지지자와는 포옹했다. "윤석열"을 연호하는 군중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약 10분 동안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다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차에 탑승한 후에도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


여기에 국민의힘 후보들은 '윤심'을 앞세우며 너도나도 윤 전 대통령 메신저를 자임하고 나섰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윤 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공개하고 "대통령이 되면 사람을 쓸 때 충성심을 가장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 뜻으로 출마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윤 전 대통령이) 고생 많았다고 했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윤심을 바라고 찾아가는 후보들의 모습은 보기 좋지 못하다"며 "자신의 욕심보다 당의 전체 승리를 위해 자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나서면 패망하는 것"이라며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하느냐. 윤 전 대통령을 따르는 국민이 얼마나 남아 있겠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전 기각·각하 주장에 목소리 높였던 한 재선 의원 역시 "나를 포함해 많은 의원들이 대통령 탄핵 심판이 파면으로 결론 나서 아쉽고 때론 억울하다고 했지만 그래도 국민들의 대부분이 대통령이 잘 파면됐다고 평가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사저 정치든, 관저 정치든 보수를 위해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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