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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선언한 '오세훈표'는 어디로? 요동치는 국민의힘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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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오 시장은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에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2025.4.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6·3 조기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며 국민의힘 경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오 시장은 '4선' 서울시장이라는 행정가로서의 강점을 갖추고 있고 보수진영 후보군에서도 온건 보수층과 중도층에 대한 확장력을 강점으로 갖고 있었다. 오 시장의 지지층이 어디로 향하는가에 따라 국민의힘 경선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대선 경선에선 처음으로 최종 2명의 결선투표을 도입한 국민의힘의 '경선룰'을 고려하면 최종 후보로 유력했던 오 시장의 불출마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 의뢰해 지난 8~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전화 면접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양자 대결 시 오세훈 시장은 51%대 38%로 13%P(포인트) 뒤진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양자 대결 구도에서 50%대 38%로 12%P 뒤진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 비해 두 번째로 적은 지지율 차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르는 이번 조기 대선은 보수와 진보 진영 간 '강대 강'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중도층 확장력이 선거의 향방을 가른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아직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던 오세훈 시장이 주요 주자로 주목받았던 것도 온건한 보수층 지지와 중도층에 대한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처음으로 4선 서울시장 경력 역시 행정부 수반 후보로서의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어느 후보를 돕는가에 따라 향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오 시장도 이를 염두에 둔 듯 나머지 후보를 향해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주시기 바란다"며 "저의 비전과 함께 해주시는 후보는 마음을 다해 도와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진 않았지만 향후 경선과 본선 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예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했거나 출마 예정인 보수진영 주자들도 일제히 SNS(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오 시장의 발언에 화답하며 구애의 뜻을 냈다.

홍준표 전 시장은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화두를 국정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은 출마 선언에서 말씀드린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 그리고 당 대표 시절부터 일관해온 '격차해소'와 같다"고 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철수 의원도 각각 "소명 의식에 적극 동의한다" "당의 재건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각 후보 캠프는 오세훈 시장의 대선 불출마를 자기 진영의 호재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홍준표 전 시장은 오 시장과 당내 지지층이 겹쳤던 탓에 나타났던 분산효과를 해소할 수 있고 한동훈 전 대표 측에는 오 시장과 공유했던 중도층 지지율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홍준표 시장 측 핵심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홍준표 시장과 오세훈 시장이 막판 대결을 할 줄 알았다"며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들이 홍준표 시장과 오세훈 시장의 지지층에서 겹친다. (오 시장의 불출마에 따른) 수혜는 홍 시장이 받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전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의원이 주도하는 당원 투표와 무관하게 오 시장이 가진 중도확장성이 있다"며 "그 표가 어디로 향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면 (오 시장 불출마 이후) 한동훈 대표에게 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문수 전 장관 측은 "오 시장과 김 전 장관의 지지층이 겹친다고 보고 있지 않다"며 "오 시장의 지지율이 한동훈 전 대표 쪽으로 옮겨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선 후보 가운데 일반 국민 100% 여론조사로 4명을 먼저 추린 후 '당심 50%-민심 50%' 투표로 2인을 압축(특정 후보 과반 득표 시 결선투표 없음),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경선 방식에 따라서도 캠프 간 희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보수진영 후보 가운데 결선투표 방식에 가장 유리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오 시장이 들 것으로 예상했던 최종 후보 4명 중 1자리를 누가 채우냐에 따라 후보 간 지지율 분산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출마 후보 캠프를 돕고 있는 한 보수진영 인사는 "확실히 4위 자리가 한 자리 생긴 만큼 다른 후보들이 치고 올라올 공간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가 오 시장을 포함한 4자 구도에서 김문수-홍준표-한동훈 등 3강에 1명이 추가되는 구도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지지 구도, 중도확장성 등을 고려할 때) 오세훈 시장에 대한 지지는 김문수 전 장관보다는 홍준표 전 시장이나 한동훈 전 대표 쪽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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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일정/그래픽=윤선정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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