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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개월 만에 남편(왼쪽)에 살해당한 30대 여성 혜영씨의 결혼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신혼집에서 동갑내기 남편에게 살해 당한 30대 여성이 생전 친구들에게 “사이코패스랑 결혼한 것 같다”고 토로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9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30대 남성 서모씨는 지난달 13일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한 채 아내 혜영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그는 사건 직후 “퇴근해 집에 와보니 아내가 숨을 쉬지 않았다”며 직접 경찰에 신고했고,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아내의 빈소에서 상주 역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를 차린 지 하루 만에 서씨는 장례식장에서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유족은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얼마나 아까운 목숨을 빼앗겼는지 알릴 수 있도록 딸 혜영씨의 얼굴을 공개해 달라고 했다.
‘사건반장’에 따르면 혜영씨 어머니는 두 사람이 지난해 이맘때쯤 만났다며 서씨에 대해 “첫인상은 좋았다. 천천히 사귀어보고 2년 정도 만나다 결혼하라고 했는데 딸이 많이 좋아했다. ‘둘이 좋아하면 됐지’ 싶어서 결혼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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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개월 만에 남편(왼쪽)에 살해당한 30대 여성 혜영씨의 결혼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
부부 사이에 한 차례 유산의 아픔도 있었지만, 서씨가 ‘엄마’라고 부르며 잘했다면서 어머니 역시 아들처럼 아꼈다고 했다. 그러나 서씨는 혜영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처음엔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이 피해자의 목 졸린 흔적을 보여주자 범행을 인정했다.
서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부부 관계를 거부하고 심한 말을 해서 화가 났고, 술에 취해 우발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족은 말도 안 된다며 “딸은 누구보다 아이를 원했으나 유산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산부인과 수술도 받아 힘들어했다. 오히려 이를 배려하지 않은 사위 때문에 딸이 힘들어했다”고 반박했다.
혜영씨 친언니는 서씨에 대해 “집착이 좀 있던 것 같다. 혜영이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는 애였고 아이를 빨리 갖고 싶어 했다. 근데 점점 혜영이한테 안 좋은 얘기로 연락이 왔다. 서씨의 인성이라든지 폭력성이라든지”라며 “성관계도 계속 요구했다. 혜영이가 유산하기 전날까지도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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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건반장’ 캡처 |
혜영씨는 친구에게도 이같은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실제 혜영씨가 친구에게 보낸 카카오톡에는 “사이코패스랑 결혼한 것 같다. ××(성관계)하고 다음 날 서로 사인을 만들자더라”며 “난 ×× 안 좋아한다고 하다가 ‘일주일에 두 번 해준다더니 왜 안 해 주냐?’고 싸웠다. 그러다 지가 악에 받쳐서 퇴근 시간에 대로 달리다가 차 세웠다. 내가 본인이 싫어하는 행동 했으니까 자기도 내가 싫어하는 행동 하겠다더라. 저런 사이코패스가 어디 있냐. 화나면 난폭 운전한다. 내가 싫어하니까 더 한다”고 토로했다.
혜영씨 어머니는 모든 게 자기 탓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결혼 전부터 둘이 싸우고 나면 사위가 제게 연락해서 ‘혜영이 좀 달래달라. 난 혜영이를 사랑하는데 혜영이는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했다”며 “그럼 저는 딸한테 연락해서 ‘(서씨가) 잘못했다니까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각서 쓰게 하고 한 번만 봐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위가 난폭운전 하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둘이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 그냥 말렸다. 지금 와서는 사위의 이런 가식적인 행동을 알아보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강서경찰서는 지난달 20일 살인 혐의로 서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구속 송치했다. 이후 지난 8일 서울남부지검은 서씨를 구속기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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