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중국 관세를 125%에서 하루 만에 145%로 올리자 중국은 11일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84%에서 125%로 전격 상향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나섰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보복과 맞보복을 주고받으면서 한 치 양보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관세 전쟁에 대해 “승자가 없다”며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을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나 “관세 전쟁에서는 승자가 없으며 세계와 대립하면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직격했다. 미국은 10일(현지 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대한 누적 관세율이 145%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이에 맞서 10일 84%의 대미 맞불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12일부터 관세율을 125%로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미국 여행 자제령, 미국 영화 수입 축소 등 비관세 조치도 쏟아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11일 베이징 댜오위타오 영빈관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관세 전쟁이 발생한 이후 첫 공개 발언을 내놨습니다. “70여 년 동안 중국의 발전은 늘 자력갱생과 고된 투쟁을 통해 이뤄졌고 그 누구의 시혜에도 의존하지 않았기에 불합리한 억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84%에서 125%로 재차 높이는 내용의 고시를 이날 발표하면서 "미국이 향후 관세를 추가로 인상하더라도 중국은 이를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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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 中 관세율 145% 대 125%… “상품 무역 사실상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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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中 70년 발전은 자력갱생 결과물··· 억압 두렵지 않다”
앞서 1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가리켜 “매우 존중(respect)하며 오랜 기간 내 친구”라고 강조하며 협상 의사를 내비쳤는데, 시 주석이 이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외신들은 양국 간 관세 전쟁 해결의 실마리인 미중 정상회담이 단기간 내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올해 첫 해외 순방으로 이달 14~18일 닷새 동안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캄보디아를 잇따라 찾으며 반(反)미국 관세 ‘세 결집’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베트남(46%), 말레이시아(24%), 캄보디아(49%) 모두 미국의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받기로 돼 있습니다. 시 주석은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도 “관세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면서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괴롭힘’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EU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물 밑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추후 대화의 물꼬를 틀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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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관세쇼'에 국채 위상 흔들, 서머스 전 장관 “美. 신흥시장 취급 당해”
불확실한 경제와 위기 상황에서 미 국채와 달러화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선호됐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무역 전쟁에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무역 전쟁이 격화할수록 투자자들이 달러와 국채를 매도하는 흐름이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문제가 있는 신흥 시장처럼 취급받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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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 늘리고, 결속 높이고···"뭉쳐서 관세 대응"
뉴질랜드·호주 등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회원국들도 자유무역 강화에 나섰고, 중남미 국가들도 온두라스 테구시갈파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맞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CELAC는 2010년 설립된 중남미 최대 연합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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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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