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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은 왜 하필 ‘한덕수 차출론’을 꺼내들었나 [뷰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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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오늘(4.11) 아침신문 1면에는 △미-중 보복관세(6곳) △이재명 대선 출마선언(5곳) △윤석열 오늘 관저 퇴거(2곳) △디지털 성범죄 6년새 26배 급증(2곳) 등이 주요하게 보도됐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한덕수 대망론



② Now and Then :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장기하, 2022)





① 차이의 발견





# 한덕수 대망론



-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덕수 대망론’을 계속 지피고 있습니다.



- ‘정치는 생물’이기에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고, 또 지금은 안 되지만 상황이 변하면 또 안 되는 게 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 그러나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쉽진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한덕수 대망론’ 불 지피기



1) 친윤계, ‘구명조끼’ 찾기



- 한덕수 차출론의 진원지는 국민의힘 ‘친윤계’입니다.



- 물밑에서 일던 ‘한덕수 차출론’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8일 한덕수 권한대행을 만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출마를 권유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하면서입니다.



- 그런데 그런 ‘부인’과 ‘거절’이 오히려 더 한덕수 대망론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 윤상현 의원 외에도 친윤계 의원들이 이런저런 경로로 잇따라 한 대행에게 출마 의견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호남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2) 한덕수 대망론 떠오른 이유



- 한 대행은 ‘한덕수 대망론’에 대해 측근들을 통해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는 식으로 이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아직 직접 공식적으로 이를 명확하게 하진 않았습니다. 지난 2017년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선 55일 전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현재 대선까진 54일 남았습니다.



-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2명’을 기습적으로 지명 발표했습니다. 적극적인 통치 행위를 했으며, 이로 인해 ‘친윤계’, 그리고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게 됐습니다.



- 그리고 이날 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전화통화 내용은 별 게 없었지만, 어쨌든 최상목 권한대행 시절에는 이뤄지지 않던 트럼프와의 전화통화가 성사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된 바 있습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 전화통화 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대선에 나갈 거냐’는 질문을 받았고, 여기에 한 대행이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는 중앙일보 보도가 나오면서 스스로 불을 더욱 지폈습니다. 이는 한 대행이 알린 것으로 밖엔 볼 수 없습니다. 전화통화 내용을 바로 옆에서 들었다 하더라도, 한 대행의 허락이 없었다면 측근이 이를 함부로 전하지 못합니다. 총리실은 “외교적 사안이라 별도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긍정도 부인도 않으면서, ‘오보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 원래 대선 출마 또는 정치 입문이라는 게 처음엔 부인하고 본인도 아니라고 생각했다가도, 상황이 바뀌면 본인이 먼저 마음이 바뀌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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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덕수’ 띄우는 이유 4가지



1) 친윤계의 부활 전략



- ‘한덕수 차출론’은 친윤계가 열심히 풀무질을 하고 있습니다.



- 스스로 ‘폐족’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윤석열 파면’으로 친윤계는 ‘폐족’이 되었습니다. 이제 패퇴할 일만 남았습니다. 대선 이후, 당권이 비윤계로 넘어가고, 그리고 다음 총선에서는 대부분 조용히 사라지는 게 수순입니다.



- 그런데 남은 국회의원 임기가 너무 길고, 그 사이에 지방선거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리 쉽게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 그런데 대선에서 비윤계가 후보가 되면, 대선 이후에도 그 자장이 이어지면서 비윤계가 당을 장악하게 됩니다.



- 대선에서 이기고 지는 것과 상관없이 친윤계가 후보가 되거나, 최소한 결집할 만한 경선 후보라도 내세워 대선 이후에도 함부로 친윤계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 그런데 지금 나서는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을 보면, 이른바 범친윤계라 할만한 인물이 김문수 홍준표 나경원 정도인데, 친윤계 입장에선 이들 모두 믿음이 가지 않는 이들입니다.



- 만일 이들이 대선 이후 당권을 잡는다면, 친윤계를 밀어내고 자신의 세로 당을 새롭게 구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그러니 정치권에 ‘사람’이 없는 한덕수가 대선 이후 당에서 계속 영향력을 갖게 된다면, ‘한덕수’를 내세워 친윤계가 계속 당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입니다.



- 현재로선 공상과학 수준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으나, 궁여지책 성격이 있습니다.





2) 후보들이 변변찮다



- 지금 국민의힘에서는 후보 난립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13~15명에 이릅니다. 이는 뚜렷한 후보가 없음을 뜻합니다. 아울러 많은 대선 주자들이 대선 자체보다는 대선 이후 당권 또는 지방선거를 노리는 수단으로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성격도 커 보입니다.



- 어차피 이번 대선은 이기기 힘들다고 보는 것입니다.



- 국민의힘 후보들 중에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를 앞서는 이가 아무도 없습니다.



- 한덕수 차출론도 국민의힘 후보들 중에 뚜렷하게 앞서나가는 후보가 있다면, 지펴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 친윤계로 분류할 수 있는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이 당내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갈런지 의문이고, 대선 본선에서 이기는 것은 불가하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만일 국민의힘 후보 중에 확실하게 굳건한 후보가 생겨 난다면, ‘한덕수 대망론’은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3) 바깥에서 찾기가 버릇이 됐다



- 국민의힘(전신 포함)은 때만 되면 ‘바깥’에서 대선 후보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만큼 당이 건강하지 못함을 뜻합니다.



- 윤석열(2022년) 외에도 거슬러 올라가면, 이회창(1997년), 이명박(2007년)도 당내 핵심인사라기보다는 정치인 출신이 아닌, 당 바깥 또는 당 주변부에 있던 이들을 밀어올린 것입니다.



- 왜 자꾸 당 바깥 사람을 찾게 되느냐면, 그래야 기존 당의 오욕과 부채로부터 거리두기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우 비겁한 행동입니다. 정당은 정권을 잡는 게 목적입니다. 그렇다면 그간 그 정당이 한 업적과 성과를 갖고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치른 낙제 수준의 시험지는 다 무효로 하고, 외부인을 데려댜 대리시험을 치르려는 심보와 똑같습니다.



- 이회창-이명박은 그래도 당에서 이력을 쌓아나갔습니다만, 윤석열에 이르러선 아예 그 경계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석열’도 되는데, ‘한덕수’가 못될 게 뭐냐는 식일 겁니다.



- 그리고 이런 행태는 국민들로부터 ‘정치 혐오’를 부추기게 됩니다. 이런 후보들은 한결같이 ‘탈정치’를 이야기합니다. 마치 ‘정치’란 더럽고 피해야 하는 싸움터로만 인식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협상’을 않게 되고, 그냥 ‘독주’로 나갑니다. ‘탈정치, 반정치’는 절대 민주주의가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닙니다.



- 언론도 이런 영향을 받고, 이를 지피기도 합니다. 특히 보수매체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정치 기사를 줄이자, 정치 대신 생활 기사를 더 쓰자’는 식의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 취지의 긍정적 측면을 부인하진 않으나, 자칫하면 언론 스스로 권력감시와 진실추구라는 두 기둥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됩니다. 일간신문은 ‘시티 라이프’가 아닙니다.





4) 이재명과 가장 다른 사람?



- 국민의힘으로서는 이번 대선에 임하는 목표가 ‘이재명 꺾기’입니다. 경선 과정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어떤 정책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는 걸 국민의힘 유권자들에게 확신시키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니 국민의힘 경선은 ‘이재명 세게 때리기’ 경쟁이 벌어질 것입니다. 일단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독한 말로 이재명을 욕하고 비난하는 경쟁장이 펼쳐질 것입니다.



- ‘이재명 때리기’ 경쟁에서 한덕수의 장점은 ‘이재명과 가장 다른 사람’입니다.



- 이재명을 가장 거칠게 욕하는 국민의힘 후보 1위가 한동훈이고, 2위가 홍준표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을 보면, 그들이 욕하는 ‘이재명’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 그런데 한덕수는 겉으로 보면, 뭔가 점잖고, 말도 조용조용하게 하고, 통상 전문가인 것 같고, 영어도 잘하고(국민의힘 의원들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유치의 극치입니다). 그리고 살아온 이력이 엘리트 코스로 이재명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엘리트 코스는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가장 먹히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굳이 이재명을 거칠 게 욕하지 않더라도, 이재명과의 차별화가 다른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훨씬 더 커 보입니다.



- 그래서 이걸로 이번 대선을 치러보자는 것입니다.





3. 한덕수 안 되는 이유 4가지



- ‘한덕수 대망론’은 결국 이뤄지지도 않겠지만, 이뤄져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대통령은 물론, 대선 후보도 되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이는 나라를 위해서도, 국민의힘을 위해서도, 그리고 한덕수 본인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1) ‘내란 수괴’의 총리였다



- 한 대행은 내란죄 수사가 본격화되면, 수사를 받아야 됩니다. 증인이 될 수도 있고, 피의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 무엇보다 이번 대선의 성격은 ‘내란 종식’입니다. 이번 대선이 이뤄진 게 ‘내란’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이를 제외하고, ‘정책이 어떻고’ 이런 얘기만 할 순 없는 선거입니다. 대선을 앞두곤 늘 ‘정책은 좋은 것, 정치는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을 정치인도 언론인도 부추길 때가 있습니다. 지금 ‘정치’ 얘기를 하면 불리한 쪽이 어디이겠습니까. ‘내란’ 부분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서 ‘정책’ 운운은 허상이 됩니다.



- 한 대행이 대선 후보·주자가 된다면, 틀림없이 ‘우리 이제 정치 얘기 그만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될지 정책 이야기 합시다’는 식으로 나설 것입니다. 그것이 국민의힘에 유리합니다.



- 한 대행이 이번 내란과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전혀 없었다 하더라도, 한 대행이 이번 대선의 후보·주자가 되면, 내란은 끝나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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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심판자가 선수가 되려 한다?



- 한덕수 권한대행의 남은 역할은 대선을 공정하게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 5개월 가량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을 보낸 황교안 권한대행은 활발한 현장순시 등 광폭 행보로 사실상 ‘대통령’처럼 움직였습니다. 특히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새긴 기념 시계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황교안 대행도 ‘박근혜 파면’ 직후에는 곧바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해서 불필요한 논란에 선을 그으며 대선 관리에 주력했습니다.



- 한덕수 대행은 ‘권한대행 기념 시계’를 만들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대선 불출마’ 등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 그래서 일각에서는 한 대행이 오히려 민주당의 탄핵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타의에 의해 몸이 가벼워지면서 대선 출마 명분이 생긴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2004년 잠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고건 전 국무총리가 2013년 펴낸 회고록에 있는 내용 중 일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결정을 앞두고 한덕수 당시 국무조정실장이 고건 당시 권한대행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대통령 탄핵으로 결정나면, 권한대행을 하는 현직 총리가, 대선에 나올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에 고 전 총리는 “절대 안 될 일이다. 내가 권한대행으로, 국가를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는데, 누구한테 맡기고 입후보하느냐”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당시 한 총리는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생각인지 의구심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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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치인 DNA가 있을까?



- 한덕수를 가장 잘 설명하는 한 단어는 ‘관료’입니다. 관료는 늘 정치 곁에 있지만, 정치와는 가장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관료 출신 중에 정치인으로 성공한 인물이 거의 없습니다.



- 관료는 신중(햄릿)하고, 정치인은 무모(돈키호테)합니다. 관료는 늘 ‘안위’부터 챙기고, 정치인은 ‘목표’(또는 ‘욕망’)부터 챙깁니다.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안 건너는데, 어떻게 강 저편으로 갈 수 있습니까. 내 옷 젖는데 신경을 쓰는데, 어떻게 강을 건널 수 있습니까.



- 그렇다고 이 진흙탕 국면에서 누가 누구를 추대합니까. 정치에 ‘꽃가마’는 없습니다. 윤석열도 그 치열한 경선 국면에서 거의 죽다 살아났습니다.



- 대선에 나가려면, 경선을 치러야 합니다. 선거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았던 사람이 맨 먼저 치르는 선거가 대통령 선거가 됩니다. 후진국에서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를 두 번 연속으로 겪어야 합니까.





4) 제도적으로 어렵다



- 국민의힘은 오는 14(월)~15일(일) 대선 경선 출마 후보자를 접수합니다. 한 대행이 대선에 나서려면, 다음주 화요일에는 출마선언을 해야 합니다.



- 그러니 당 일각에선 한덕수 대행에게 ‘경선 특례’를 주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당 지도부 합의로 본경선(5월1~2일)에 참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어떤 후보가 이를 용납하겠습니까. 당장 선관위로 달려갈 것입니다.



- 그래서 일각에서는 나중에 무소속 후보로 한 대행이 출마하고, 나중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하는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 참고로 국민의힘 경선 일정은 16일 서류 면접, 1차 경선(21~22일)에서 100% 여론조사(역선택 조항)로 4명을 추리고, 24~26일 토론회, 2차 경선(27~28일) ‘선거인단(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 29일 경선 후보 2명 발표, 30일 토론회, 5월1~2일 3차 경선(선거인단 50%, 여론조사 50%), 5월3일 최종 후보 발표입니다.





4. 사설



경향 = 한덕수, 친윤계 '대선 출마' 권유에 명확한 입장 밝혀야
중앙 = 한덕수 대행, 관리자냐 선수냐 빨리 입장 정해야



- ‘윤석열 파면’ 이후 최근 보수매체의 흐름을 거칠게 표현하면, ‘반명 비윤’입니다. ‘윤석열’이 자꾸 거론되는 게 이번 대선에서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대행의 출마를 아직까지는(?) 그리 반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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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Now and Then





지난 4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뒤에도 1주일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그대로 머물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늘(11일) 오후 5시에 떠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대통령 관저’에서 잇따라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을 만났습니다. 어제(10일)는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나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했고, 앞서 지난 5일에는 나경원 의원을 만나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나 의원은 어제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파면 직후에는 관저를 방문한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4일과 6일 등 여러차례 윤 전 대통령과 만났다고 밝힌 바 있고, 9일에는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끈 전한길씨를 만났습니다. 마치 ‘마지막 단도리’를 하는 모습입니다. 관저를 배경으로 같이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특히 전한길씨를 만난 자리에서 “나야 죽어도 상관없지만, 우리 국민들 어떡하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파면된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 운운하는 게 국민의힘 전체에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파면당하고 내란 수괴 혐의로 수사받는 사람의 메시지가 무엇이 중요한가. 자꾸 이분의 메시지를 전달하면 중도층뿐 아니라 합리적 보수도 떠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노래는 장기하의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2022)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9TI8gUqso0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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