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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질주·주방 격투·호텔 총격, 쉬지 않는 액션" …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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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질주·주방 격투·호텔 총격, 쉬지 않는 액션" …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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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기자]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4월 11일 개봉 | 액션 | 15세 | 프랑스

감독: 조지 황

각본: 뤽 베송, 조지 황

출연: 루크 에반스, 계륜미, 성 강

액션 영화 팬을 위한 영화가 나왔다. 11일 개봉하는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는 액션, 액션, 액션의 영화다.


흥미롭고 속도감 넘치는 타이페이의 주말을 긴장감 있게 연출한다. 줄거리는 진부하다면 진부하지만 오히려 그게 매력이다. 중요하지 않은 사연은 간소하게 정리해, 액션 장면들에 집중한다. 그러면서도 조이가 명품족인 이유를 후반에 은신한 병원과 연계하며 깔끔하게 풀어내며 나름 떡밥은 다 정리한다.

대만 어류 수출 기업을 운영하는 한국계 강 회장(성 강)은 불법 어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주가는 최저치를 기록하며 회사도 위기다. 하지만 그가 신경 쓰는 건 회사가 아니다. 그에게는 더 큰 비밀이 있다. 그는 미국으로 마약을 밀수출하는 대만 마약왕이다. 그는 밀고자를 색출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그의 아내 조이(계륜미)는 남편 일에 무관심하다. 재판 당일에도 슈퍼카와 명품 쇼핑에 몰두한다. 조이에게는 아들 레이먼드(와이어트 양)와 보내는 일상이 유일한 위안이다. 그리고 조이 역시 과거에 얽힌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마약단속국 요원 존 로러(루크 에반스)가 잠입 수사로 강 회장의 밀매 증거를 확보하고 조직원들을 체포한다. 그는 15년 전에도 강 회장을 추적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익명의 제보를 받은 그는 이번에야말로 강 회장을 잡기 위해 주말 휴가를 이용해 타이페이로 향한다.

타이페이 현지 요원들의 도움으로 존이 증거를 확보한 순간, 뜻밖의 인물이 등장한다. 강 회장의 아내 조이다. 두 사람은 과거 임무 수행 중 사랑했던 사이였다. 그때 강 회장의 부하들이 들이닥치고, 레이서 출신 조이는 페라리를 몰고 타이페이 도심을 질주한다.

액션 도심 질주는 두 남자가 아니다. 조이(계륜미)의 몫이다. 등장하자마자 페라리로 도심을 질주하고, 과거사에서 버기카로 추격전을 벌인다. 질주, 드래프트, 공도 레이싱, 오프로드 등 자동차 액션의 모든 걸 보여준다. 그런데도 과하지 않다. 또 뤽 베송 각본답게 이번에도 독일의 포르쉐는 도로에서 뒹군다.


존(루크 에반스)의 액션 장면도 일품이다. 요리사로 위장 잠입했던 주방에서 펼치는 1:10의 액션은 15세 관람가와 청불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강렬한 장면을 연출한다. 여기에 코믹한 연출과 존의 여유로운 모습이 더해져 액션의 재미를 높인다.

강 회장 부하들이 존이 머문 타이페이 메리어츠 호텔에 잠입하는 장면은, 뤽 베송의 대표작 '레옹'을 연상케 한다. 특히 현지 요원인 프레디가 부하들을 상대로 펼치는 10초간의 액션이 인상 깊다. 프레디를 연기한 알랭 피글라즈는 '테이큰 2'와 '루시'에서 스턴트를 맡은 배우다.

마지막 추격전도 볼거리다. 존이 강 회장의 차량 창문을 뚫고 멈추는 장면은 호쾌하다. 이어지는 극장에서 펼치는 강 회장과 존의 1:1 격투는 정석에 가깝다. 이 장면에선 장예모 감독의 영화 '연인'(2004)이 배경 영상으로 흐르며, 강회장-존-조이, 세 사람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 다른 주인공이 타이페이다. 미국 씬을 제외하면, 그 모든 액션은 타이베이가 만들어 낸다. 마치 도시가 추격전을 위해 설계된 듯하다. 네온사인으로 물든 현대적 밤거리, 동시에 길거리에 늘어선 노포, 시원하게 뻗은 도로와 촘촘한 골목길, 액션 팬들을 위한 세트처럼 연출된다.

영화 팬을 위한 장면도 있다. 오프닝에는 영화 '존 윅 4'에서 파리 총격전 오프닝 등 여러 액션 영화에서 사용된 'Paint It Black' 편곡이 분위기를 이끈다. 조이의 첫 등장에서는 '티파니에서 아침을'를 연상시키는 스타일에 '문 리버'가 배경으로 흐른다. 전체적으로 영화에 대한 인용과 오마주가 풍부하다.

한편,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는 '테이큰'와 '트랜스포터' 시리즈의 프랑스 제작사 유로파 코프가 제작했다. 프랑스인 뤽 베송이 영어 대사로 쓴 각본을 대만계 미국인 조지 황이 연출했다. 대만을 배경으로 미국 마약단속국 요원과 한국계 악당이 맞붙는다. 여기에 대만의 톱스타 계륜미가 출연하고, 극 중 중국 영화가 등장한다. 이처럼 다국적 요소들이 얽힌 조합이 독특한 재미를 만든다. 원제는 'Weekend In Taipei', '타이페이에서 주말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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