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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경영난 홈플러스·네파 살리는데 롯데카드 이용했나

필드뉴스 유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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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경영난 홈플러스·네파 살리는데 롯데카드 이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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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카드]

[사진=롯데카드]


[필드뉴스 = 유호석 기자] MBK가 롯데카드를 동원해 경영난에 처한 홈플러스와 네파 등의 기업의 부실을 떠넘겼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0일 업계와 국회 정무위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매출은 2022년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거래에 동참한 이래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매출은 759억원이었으나 2023년 1264억원, 2024년 7953억원으로 2년새 10배 넘게 불어났다.

구매전용카드는 기업 간의 외상거래를 카드 방식으로 바꾼 금융상품이다. 카드사가 홈플러스 협력업체에 현금을 먼저 지급하기 때문에 사실상 홈플러스에 단기로 외상을 제공하는 모양새다.

만일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고 SPC가 이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해 단기 전단채를 발행한다면 롯데카드는 자금을 조달하면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허나 여기서 채권을 자체 보유할 경우 홈플러스의 부도 리스크를 고스란히 짊어지게 된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매출 7953억원 가운데 47%인 3700억원 가량은 600억원 한도의 구매카드의 연간 이용액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MBK가 롯데카드의 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홈플러스 부채를 사실상 떠넘겼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롯데카드는 홈플러스 뿐 아니라 또 다른 MBK 인수기업 네파를 살리는 데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도어 의류 업체 네파가 최근 자산유동화대출(ABL)로 300억원을 조달하는 가운데 롯데카드가 100억~150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자율은 10% 안팎의 고금리로 책정됐다는 후문이다.

2013년 MBK가 인수했던 네파는 12년 넘게 엑시트(자금 회수)하지 못한 회사다. 인수 원년인 2013년 네파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56억원이었으나 2023년에는 60억원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11분의 1 수준으로 현금창출력이 대폭 저하되면서 외부에서 빚을 내지 않고서는 기업을 온전히 경영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그동안 네파는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차입을 진행해 왔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2023년 네파의 이자비용은 304억원으로 같은 해 영업이익 14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였다. 본업을 통해 남긴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셈이다.


롯데카드가 MBK 피인수기업들의 부실을 나눠 받게 됐지만, 딱히 대주주에게 지원을 받거나 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익성 악화가 방증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372억원으로 2023년 3672억원과 견줘 62.7%(2307억원) 급감했다. 2023년 당시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배제하고 산정한 순이익 1691억원과 비교해도 18.9%(319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이익 급감의 배경으로 팩토링 대출 확대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을 거론한다. 팩토링 대출은 기업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설정하고 금융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서비스를 뜻한다.


2019년 MBK에 인수된 이래 롯데카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주력했으나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PF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이후 대체 수익원으로 팩토링 대출과 카드론에 주력하면서 비용 급증을 유발했다는 평가다. 영업비용을 구성하는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2022년 4787억원에서 지난해 7889억원으로 2년새 64.8%(3102억원) 늘어난 사실이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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